[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리 수입품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자, 글로벌 트레이더들이 하와이주와 푸에르토리코 등 미국령 지역을 통해 물량을 조기 반입하려는 '우회 작전'에 돌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리 관세는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시한 전에 미국에 구리를 반입하면 거대한 차익거래 기회를 누릴 수 있지만, 반입이 지연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뉴욕상품거래소(COMEX) 내 구리 가격은 국제 기준인 런던금속거래소(LME) 대비 약 25% 프리미엄을 기록하고 있다. 구리를 선적해 미국에 도착만 시킨다면, 수익이 수백 달러씩 더 붙는 구조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구리 재고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향후 몇 주 내 미국 전역의 구리 재고가 5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항구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의 파나마시티 항구에도 상당한 물량이 적재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뉴올리언스까지는 선박 운송에 약 한 달 이상이 걸려, 관세 발효 전 도착이 불투명하다. 반면 하와이까지는 약 열흘이면 도착이 가능해, 일부 선적은 이미 하와이에 도착한 상태로 전해졌다. 남미 광산업체들 역시 푸에르토리코를 활용해 수출 일정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톤당 LME 기준가에 최대 400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 구리 확보에 나섰으며, 중국으로 향하던 물량을 돌려 미국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감지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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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