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의료계의 전공의(레지던트)들이 9일(현지시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이달 말 5일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공의들은 전날 파업 실시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해 90%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투표 참가율은 55%였다.
전공의들은 29%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작년에 이미 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에 다시 협상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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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 임금 문제 등으로 정부와 논쟁 중인 공공보건서비스(NHS) 소속 간호사들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유니버시티 대학 병원(UCH) 밖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며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영국 간호사 노조 설립 106년 만에 처음이다. 2022.12.20 nylee54@newspim.com |
영국의사협회(BMA)는 이날 "레지던트 의사들이 오는 25일 오전 7시부터 30일 오전 7시까지 5일간 파업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레지던트 대표단은 "어제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을 만나 임금 인상과 파업 철회 등의 문제를 논의했지만 정부 측은 임금 협상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임금 회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뒷받침할 믿을만한 제안이 없다면 우리는 파업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의료계는 지난 2023년 초부터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관 종사들의 잇따른 파업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2023년 3월부터 2024년 7월 사이에 실행된 파업만 11회에 달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수술과 진료 150만건이 취소되는 등 의료대란이 일어났다.
전공의들은 지난 2008년 이후 실질임금이 25% 줄어드는 등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물가상승률 이하로 임금이 올랐고, 그러다보니 누적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전공의들은 "임금 회복을 위해서는 35% 인상안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5% 인상안을 고집했다.
작년 7월 총선을 통해 집권에 성공한 노동당 정권은 의료계와 협상을 벌여 2년 동안 임금을 22% 올리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해 왔다.
FT는 "작년에 정부와 의료계가 임금 인상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이후에도 임금 회복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었다"며 "2025~2026년 임금 협상의 경우 레지던트 의사들은 평균 임금 인상률은 5.4%였다"고 말했다.
레지던트들은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임금 회복을 위한 신뢰할 만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의견을 밝혔고, 이제 정부가 대답할 차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