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요는 지속…DDC, 500BTC 목표 초과 달성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매입 일시 중단…자금 조정 해석도
시장조성자 '롱 감마' 포지션…가격 박스권에 가둬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9일 10만8,000달러선에 횡보하고 있다. 기관과 기업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대형 투자자의 매입 중단, 그리고 옵션 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방향성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한국 시간 9일 오후 7시 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03% 상승한 10만8,8600.30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 2.06% 상승한 2,618.56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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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최근 5개월 가격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7.09 koinwon@newspim.com |
◆ 기관 수요는 지속…DDC, 500BTC 목표 초과 달성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업 중심의 매수세가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푸드테크 기업 DDC 엔터프라이즈는 앞서 7일 비트코인 보유량을 230개에서 368개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평균 매입가는 9만764달러(약 1억 2,492만원)로, 이는 지난 분기 목표로 잡은 500BTC 확보를 초과 달성한 수치다.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ETF를 포함해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은 이날 기준 총 125만개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6%에 해당한다.
◆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매입 일시 중단…자금 조정 해석도
반면 비트코인의 대표적 대형 투자자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신규 매수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보유량은 59만7,325BTC이며, 평균 매입단가는 7만982달러(약 9,765만 원)다. 장부가치는 약 424억달러(5,822조 원)에 이른다.
마이클 세일러 공동 창업자는 "어떤 주에는 그냥 HODL(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전략적 중단임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분기말 자금 조정 혹은 향후 대량 매수를 위한 준비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 시장조성자 '롱 감마' 포지션…가격 박스권에 가둬
더불어 전문가들은 옵션 시장에서 시장조성자(Market Makers)들의 포지션이 비트코인의 가격의 움직임을 일정 수준에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거래소 오더북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은 존재로, 일반 투자자·트레이더의 반대편에 서며 매수·매도 스프레드 차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들은 동시에 가격 방향 중립성 유지를 위해 파생상품 시장에서 헤지 전략을 구사한다. 이 같은 전략은 종종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더리빗(Deribit)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시장조성자들은 10만8,000달러와 11만달러 행사가에 '롱 감마(long gamma)' 포지션을 형성하고 있다.이는 콜(매수)옵션과 풋(매도)옵션을 동시에 매수한 상태로, 가격 변동성 자체에서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따라서 시장조성자들은 '가격 방향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가에서는 매도, 저가에서는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흐름과 반대로 거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10만8,000~11만달러 구간에 묶여 있으며, 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달 대부분 이 범위에서 거래됐다.
리플(XRP) 역시 시장조성자의 옵션 전략에 묶여 2.30달러 수준에 박스권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이 당분간 10만8,000~10만9,000달러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상방 저항선은 사상 최고가인 11만1,000달러, 하방 지지선은 10만5,000달러 수준이 주요 변곡점으로 지목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