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7-0 대파했던 알힐랄, 알아흘리에 1-3 완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광주FC에 7골 퍼붓던 '호화군단' 알힐랄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었다.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던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구단 알힐랄이 같은 리그 라이벌 알아흘리에 완패했다. 유럽 빅리그 출신으로 꾸린 화려한 용병 스쿼드도 이날만큼은 무기력했다.
알아흘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30일(한국시간)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준결승전에서 피르미누, 아이반 토니, 피라스 알브라이칸의 릴레이 골로 알힐랄을 3-1로 꺾었다. 클럽 창단 이래 첫 아시아 정상 등극까지 단 한 걸음만 남았다. 알아흘리는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싸웠다. 이날 경기를 중립경기였지만 해당 경기장을 제다 연고의 알아흘리가 쓰기 때문에 홈구장이나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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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알아흘리 선수들이 30일 ACLE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25.4.30 psoq1337@newspim.com |
알힐랄은 이번 대회 8강에서 한국의 광주FC를 7-0으로 대파하며 '돈의 힘'을 여실히 보여줬다. 총 선수단 몸값만 2948억원. 골키퍼 야신 부누, 수비수 쿨리발리,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 공격수 미트로비치 등 유럽 무대를 누볐던 선수들로 꾸려진 전력이었다.
하지만 준결승 무대에서 만난 알아흘리는 달랐다. 1986년과 2012년 두 차례 준우승에 그쳤던 팀은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9분 피르미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27분 토니의 추가골, 후반 추가시간 알브라이칸의 쐐기골까지. 슈팅이 세 차례나 골대를 맞는 불운 속에서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알힐랄은 전반 42분 알도사리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후반 14분 쿨리발리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리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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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쿨리발리가 30일 ACLE 준결승전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2025.4.30 psoq1337@newspim.com |
알아흘리를 이끄는 독일 출신 37세 젊은 감독 마티아스 야이슬레는 "무조건적인 공세보다 철저한 분석과 집중력이 승리의 열쇠였다. 이제 단 한 경기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알아흘리는 5월 4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알나스르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준결승 승자와 맞붙는다. 이 경기의 승자는 2029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도 손에 넣는다.
패배를 맛본 알힐랄은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거액 투자의 함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 전술적 유연성 부족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