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상상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세상

기사입력 : 2024년02월19일 08:36

최종수정 : 2024년02월19일 09:10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빛나는 네온과 도시 간판으로 가득한 도쿄 거리를 걷는다. 빨간색 긴 드레스에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치고 검은색 부츠, 검은색 가방을 든 그녀는 빨간 립스틱에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걷고 있다. 보행자들이 지나가고. 거리는 축축하고 바닥엔 다채로운 조명이 반사되어 거울 효과를 만들어낸다.'

머릿속에 그린 것 이상으로 생생한 장면이 바로 몇 분만에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https://openai.com/sora 에서 상상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픈AI에서 발표한 동영상 생성AI 소라(Sora)이야기다.

15일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와 X(전 트위터)를 통해 문장을 입력하면 영상을 만들어주는 '텍스트 투 비디오(Text to Video)' 모델인 소라를 공개했다. 다양한 프롬프트 예시와 보기 영상을 함께 게재한 오픈AI는 "모든 동영상은 소라가 생성한 동영상이고, 어떠한 수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라가 만든 여러 편의 영상들은 실제로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거나 그래픽 작업으로 만든 애니메이션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고 생생하다. 피부 결, 주름, 머리카락, 미세한 미소 같은 인물의 움직임이 현실의 사람과 혼돈될 만큼 자연스럽고, 시시각각 변하는 배경은 마치 사람이 계획해 촬영을 진행한 것처럼 다양한 구도를 보여준다.

소라의 놀라운 영상 퀄리티에 외신들은 '영상 제작의 혁명'이라고 했고 AI영상 분야의 선두 기업 런웨이의 CEO는 "게임이 시작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오픈AI의 '소라'로 만든 동영상 캡처 [사진=오픈AI 사이트] 2024.02.16 kwonjiun@newspim.com

동영상 생성은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보다 훨씬 어렵고 까다로운 기술이다. 기술적, 계산적, 창조적 측면에서 복잡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일련의 이미지(프레임)의 연결로 구성된다. 당연히 각 프레임은 시간적으로 연속적이고 일관성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AI 동영상 생성물에서는 같은 영상 안에서도 캐릭터나 사물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잡한 내러티브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AI가 단순히 물체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이야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에게 더 많은 지능적 이해와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셈이다.

특히 한두 줄의 프롬프트에 따라 완성형 비디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과 시간의 흐름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이미지가 영상 속에서 연계되는 패턴만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의 물리적 규칙을 내재화하고 이를 시나리오에 적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오픈AI는 기술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비디오 데이터 생성 모델링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AI가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적합한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도록 비디오에 관해 설명돼 있는 캡션이 포함된 비디오를 학습시켰고 달리3(DALL·E 3)에 적용된 시각 데이터를 훈련해 언어 이해 품질을 높였다.

또 오픈AI는 동영상과 이미지를 '패치'라는 작은 데이터 단위 모음으로 표현하는데 마치 언어모델의 '토큰'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표현하는 방법을 통합함으로써 다양한 기간, 해상도 및 종횡비에 걸쳐 이전보다 더 광범위한 시각적 데이터에 대한 확산모델 트랜스포머(Diffusion model Transformer)를 교육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라가 실제 세계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모델의 기반역할을 하며 이 기능은 AGI 달성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는 문구였다. 한 마디로 실제 세계의 범용 시뮬레이터 구축을 위한 경로를 개발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물론 소라는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오픈AI는 소라가 복잡하고 물리적인 장면을 묘사하거나 인과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사람이 쿠키를 한입 베어 무는 장면의 다음 장면에 쿠키를 깨문 자국이 나타나지 않거나 오른쪽과 왼쪽이 공간 내에서 섞이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픈AI는 소라를 시각 예술가,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등 제한된 수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에게만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

딥 페이크 우려 등에 대해 오픈AI는 "극단적인 폭력이나 혐오스러운 이미지, 또는 특정 인물의 초상을 요청하는 명령어는 거부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모든 비디오는 표시되기 전 각종 안전 정책을 준수하는지 확인을 거칠 것이라 밝혔다. 오픈AI는 소라가 생성한 영상이 식별되도록 하는 도구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와 러시아 인공지능연구소가 사진 이미지 한장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냈다. [제공=삼성전자] 

오픈AI 가세로 AI 동영상 생성 시장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런웨이는 획기적인 기능의 '젠2' 출시로 업계 선두로 나섰고 11월에 스태빌리티 AI가 '스테이블 비디오 디퓨전'을 내놓았다. 메타의 '에뮤', MS의 비디오 생성 모델 '드래그누와', 구글의 시공간 확산 모델 '루미에르' 등도 끼어들었다. 

광고·영상 업계에선 곡소리가 들린다. 최대 1분 분량의 영상을 생성해내는 소라의 등장에 숏폼, 광고 영상 제작업체들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굳이 다수의 스태프들과 시간들이고 비용 들여 로케이션 갈 필요도 없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AI생성 영상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멸종한 매머드가 눈발을 헤치고 달려오고 벚꽃 사이로 눈이 내리는 드라마틱한 영상이 단 몇 줄의 프롬프트만으로 가능하다니. 오죽하면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가 "소라는 현실감이란 개념에 거대한 엿(Fuck)을 날리는 서비스"라 했을까?

AI 발 일자리 감소가 피부로 와닿는 요즘, 소라는 두 가지 화두를 던진다.

우선 콘텐츠,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대한 위협. 지난 해 미국 헐리우드의 작가와 배우 노동조합의 동반파업이 떠오른다. 두 집단 파업에는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재상영에 대한 정당한 대가요구도 있었으나, 생성 AI로 인한 생존의 위협에 대한 호소가 컸다. AI가 쓴 초고와 수정에 따른 저작권 인정 문제, AI로 인한 초상권 침해 문제, 성우 목소리를 활용한 AI보이스 등 대부분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새로 생겨난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여전히 밀고 당기는 해결과정에 있다.

AI를 형상화한 이미지 [자료=블룸버그]

과연 시간과 비용, 인력을 절감한 생산성 향상만이 정답일까?

생성AI의 등장과 함께 거의 모든 산업과 업종에서 숙련도 높은 고능력자만 일자리 유지가 가능 해졌다. 경험과 업계 지식이 부족한 신입의 시장 진입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AI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데 AI로 인해 생겨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AI로 인해 재편되는 일자리에 대한 교육, 저작권과 초상권, 개인보호법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규제 등 준비하고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쌓여간다. 너무 늦어지기 전에 논의하고 합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딥 페이크와 가짜뉴스 문제.

소라의 극사실적인 영상을 보며 신기함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는 건 아마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직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쉬울수록 기술의 오용과 남용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에선 중고교학교 딥 페이크 폭력으로 인한 자살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술을 멈추거나 금지할 수 없다면 법적인 규제 못지 않게 문명의 이기를 슬기롭게 사용하는 법부터 알려 줄 필요가 있다. AI로 남을 속이거나 해를 입히거나 사회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부터 강조하고 반복해야 한다.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고 학교 교육이든 사회적 캠페인이든 AI리터러시 교육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AI 기술의 화려함에 현혹되면 자칫 '모든 기술은 결국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라는 기본명제를 깜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박찬대 "22대 첫 법안은 25만원 지원금"…최상목 "타깃 지원 효과적"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열리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으로 국민 1명당 25만원을 주는 법안을 꼽은 가운데 정부는 타깃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 총선 공약으로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시했다. 소요 재원은 약 13조원으로 추계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원내대표 경선 정견 발표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를 위해 여당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전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주는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타깃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조지아 트빌리시를 방문 중에 한국 기자단과 만나 "우리 경제 여건이나 재정 지속가능성을 볼 때 전 국민에게 현금을 준다거나 추경보다는 조금 더 특정해서 사회적 약자나 민생 어려움을 타깃해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2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30일 시작된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스핌DB]   ace@newspim.com 2024-05-06 16: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