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약중독자의 고백㉗] 고아원 도망친 12살 소년 엄습한 마약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9살 부모님 여의고 들어간 고아원..괴롭힘 참지 못하고 12살에 가출
배고픔에 빵 훔치며 살아가다 마약에 손 대..교도소 생활만 20여년
유사약물에서 시작해 필로폰까지 '단약 실패'로 좌절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김준호(가명)씨는 9살 때 혼자가 됐다. 부모를 모두 여의고 간 곳은 고아원이었다. 3년동안 또래 원아들에게 지독하게 괴롭힘을 당했다. 참다 못한 김 씨는 불과 12살에 고아원을 뛰쳐나왔다. ‘가출청소년’이라 부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김 씨는 이후 마약 투약, 절도 등으로 무려 20년 동안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될 줄 꿈에도 상상 못했다.

고아원을 도망친 김 씨는 당장의 허기를 달랠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 그에게 선택지는 ‘도둑질’뿐이었다. 김 씨는 동화책에서 봤던 장발장처럼 빵을 훔쳐먹기 시작했다. 구걸과 도둑질로 연명하던 생활이 계속됐다. 불행하게도 김 씨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가출청소년 무리에 들어간다. 이는 김 씨가 마약을 만나는 비극의 서막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당시에는 약국에서도 손쉽게 ‘유사마약’을 구할 수 있었다. 가출청소년들은 돈을 구하는대로 유사약물을 구입해 복용했다. 물론 어린 김 씨에게도 이를 건넸다. 이름조차 모르는 약을 김 씨는 형들이 시키는대로 집어 삼켰다.

약에 취해 돈을 훔치고, 훔친 돈으로 다시 약을 구입하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어느 날은 유사마약 200알을 한 번에 먹고 환각 상태에서 돈을 훔치기도 했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김 씨는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도 적발되면서 김 씨는 처음 소년원에 들어갔다. 두렵고 무서운 시간이었지만, 소년원의 시계는 돌아갔다.

소년원을 나온 김 씨의 생활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소매치기와 마약으로 살아갈 뿐이었다. 한 번 찍힌 김 씨는 경찰에 붙잡히는 횟수가 늘었다. 그만큼 법의 형량도 함께 늘었다. 김 씨도 두려움이 커졌지만, 도둑질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에게 소매치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김 씨는 교도소로 잡혀오면 늘 후회의 시간을 보냈다. “마약도 소매치기도 그만하고 싶다”고 수백번 되뇌였다. 그리고는 자유를 갈망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출소가 가까워지면 김 씨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출소하더라도 곧 교도소에 수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김 씨는 온몸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안은 곧 현실이 됐다. 김 씨는 출소 후에도 당장 잘 곳이 없고 배고픔에 길거리를 헤매다 ‘소매치기’를 했다. 그리고는 경찰에 붙잡힐 것 같다는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마약’을 투약했다.

그가 교도소에서 만난 다른 수감자들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가족이 없는 수감자에게 선택지는 노숙자가 되거나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길 뿐이었다. 이 중에서도 마약에 중독된 수감자는 극심한 불안증세를 호소해 정신병원에 가거나 다시 교도소로 들어왔다.

김 씨의 전과는 쌓이고 쌓여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숱한 논란 속에 지금은 사라진 사회보호법, 김 씨는 이 법에 의해 11년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된다. 잦은 마약 투약과 절도죄로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돼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것이다.

김 씨는 이 시기를 떠올리면 지금도 몸부림을 친다.

당시 김 씨는 비슷한 사정으로 붙잡혀 온 사람들과 호송차를 타고 검사의 조사를 받으러 갔다. 그들은 이동하는 호송차 안에서 수시로 구타를 당했다. 검사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등도 교육받았다.

이후 펼쳐진 세상은 밑바닥을 살던 김 씨에게조차 충격적이었다. 모든 인권이 사라진 또 다른 세상. 현실은 참담했고 견디기는 버거웠다. 오죽 힘들었으면 ‘신은 없다’고 믿던 김 씨는 “제발 살려달라”고 매일 기도했다.

다행스럽게도 김 씨는 한 수녀님의 도움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김 씨는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녀님은 김 씨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었다. 김 씨는 마약에 찌들었던, 범죄로 얼룩졌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11년의 교도소 생활을 마친 김 씨는 한 재활센터를 찾았다. 6개월 동안 단약(마약을 끊는 일)에 들어갔다. 다른 회복자들과 고통을 나누며 서서히 단약의 자신감도 얻게 됐다. 사회에 나가 ‘평범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소망도 생겼다.

하지만 퇴소한 뒤 음식배달을 하던 김 씨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다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서 김 씨는 만나지 말아야 할 악마와 조우하게 된다. 바로 ‘필로폰’이었다. 필로폰은 김 씨가 접했던 어떤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했다. 재활센터에서의 노력도 다짐도 모두 물거품이 됐다. 악마의 또 다른 얼굴인 필로폰은 김 씨를 다시 차가운 교도소로 밀어 넣었다.

김 씨는 교도소에서 “죽고싶다”고 생각했다. 단약으로 새 삶을 살았던 6개월 남짓이 꿈만 같았다. 그러나 김 씨는 삶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죽을 용기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했던 수녀님의 말을 떠올렸다.

교도소를 나온 김 씨는 지독한 필로폰 후유증에 시달렸다. 어렵게 취업을 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결국 김 씨는 경남 창녕 국립부곡병원 약물중독진료소를 찾았다. 무려 3년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고 틈틈이 일을 해 1000만원이라는 목돈을 만들었다.

마약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됐다고 생각한 김 씨는 사회에 나와 장사를 시작했다. 김 씨는 작은 트럭도 사고 조리장비도 구매해 노점상을 꾸렸다. 하지만 구청이 불법노점상을 강력히 단속하면서 김 씨의 꿈도 모두 날아갔다. 김 씨는 장사를 하는 시간보다 구청 단속반을 피해 다니거나 뺏긴 장비를 되찾으러 가는 날이 더 많았다.

장사를 시작한지 정확히 한 달만에 김 씨는 무일푼 신세로 전락했다. 희망을 잃은 김 씨가 찾은 건 ‘필로폰’이었다. 필로폰만이 자신의 지친 육신과 영혼을 달랠 수 있다는 헛된 믿음만 남았다. 김 씨는 필로폰 후유증으로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김 씨는 3번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김 씨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이제 김 씨는 죽음을 각오한 단약에 들어갔다. 후회로 가득했던 지난날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남은 삶은 값지게 살겠다는 다짐도 했다. 바라는 건 오직 가난과 마약으로부터 벗어난 진정한 ‘자유’다. 그리고 자유를 되찾았을 때, 김 씨는 평생 남을 도우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12살 살아남기 위해 빵을 훔치고 마약에 빠졌던 어린 아이는 그렇게 어른이 돼서야 삶의 가치를 깨달았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14~15일 중부 최대 120㎜ 폭우 예고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행정안전부가 14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보됨에 따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침수·산사태 우려 지역에 대한 선제 점검과 통제 강화를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14일 윤호중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호우와 강풍에 대비한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기상청 등 10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지방자치단체, 한국공항공사 등이 참석했다. 폭우가 쏟아진 9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저녁부터 15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 경기·강원 북부는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100㎜(경기 북부 최대 120㎜ 이상), 강원 내륙·산지 30~80㎜(많은 곳 100㎜ 이상), 충청권과 전북 30~80㎜, 전남과 제주 20~60㎜ 등이다. 행안부는 퇴근 시간대와 심야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명피해 예방에 중점을 두고 대응할 것을 관계기관에 주문했다. 우선 상습 침수지역과 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지하차도와 하상도로 등 침수 취약 구간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 시 선제적으로 출입을 통제하도록 했다. 빗물받이 이물질 제거와 반복 점검도 실시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반지하주택과 하천변 산책로 등 침수 취약지역에 대한 예찰도 강화한다. 지난 8~10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산지와 급경사지 등 붕괴 우려 지역은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위험 징후가 확인되면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특히 고령자 등 자력 대피가 어려운 주민은 주민대피지원단과 연계해 1대1 지원 체계를 재점검하도록 했다. 강풍에 대비한 안전조치도 강화된다. 행안부는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예상됨에 따라 옥외광고물과 가로수, 건설현장 크레인, 공사장 가설시설 등 전도와 낙하 위험 시설물은 사전에 고정하거나 철거하도록 요청했다. 또 재난문자와 마을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기상정보와 국민행동요령을 신속히 전파하고 외출 자제와 위험지역 접근 금지 등을 적극 안내할 계획이다. 김용균 자연재난실장은 "정부는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체계를 빈틈없이 유지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기상정보와 재난문자를 수시로 확인하고, 안전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 2026-07-14 10:02
사진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20% 징수"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 항구에 대한 미 해군의 봉쇄조치를 재개한다고 선언했다. 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안전을 제공하는 비용으로 선적 화물의 20%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을 것이며, 이란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유지될 것"이라며 "이란 봉쇄(THE IRANIAN BLOCKADE) 조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관련 물류 수송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들은 해협을 공정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THE GUARDIAN OF THE HORMUZ STRAIT)'가 될 거라며 안전 제공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이 "수호자로서, 그리고 공정함의 차원에서, 이 불안정한 세계 요충지에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업무에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 화물의 20% 비율로 보상(비용 청구)을 받을 것"이라며 관련 절차가 즉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 이란 봉쇄 재개와 호르무즈 안전 제공 비용 징수 선언은 이란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개방 요구를 거부하고 폐쇄를 선언한 뒤 나왔다. 미군은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에 나서 방공망과 드론 전력 등을 타격했다. 이로써 이란과 휴전 합의로 종료됐던 이란 항구에 대한 미군의 해상 봉쇄가 3주 만에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미국이 관리하고 그 대가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해협 통제권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반면 이란 군은 어떠한 경우에도 미국이 해협 관리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의 대립은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대치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한다"며 "글로벌 석유 시장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대치 격화 속에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9달러대까지 오르며 약 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르무즈 통행량 회복세도 이미 꺾이는 등 해상 물류 위축 움직임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 케플러(Kpler)는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된 선박 수가 전주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19척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예비 평화 협정인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기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케플러는 대부분의 선박이 이란이 승인한 항로나 비밀 경로를 이용했으며, 미국이 지원하는 오만 인근 통로를 통한 통행은 끊겼다고 전했다. WSJ은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군사적으로 장악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지상군 침공이나 위험한 해군 작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글. [사진=트루스소셜] dczoomin@newspim.com 2026-07-14 00:1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