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앞다퉈 사업목적에 신규사업을 추가하고 있다. 다만 기존 사업과는 무관한 섹터의 신규사업이 대부분. 사업군 역시 올 상반기 코스닥 랠리를 주도한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이라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점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실제 사업 추진 가능성과 사업여력 등에 대해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신사업을 통한 주가 띄우기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18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을 추가한 코스닥상장사는 모두 15곳. 새롭게 추가된 사업 목적에는 기존 사업과 관련 없고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의 랠리를 이끌었던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면세점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8월 7일 에너지절약 관련 설비업체 에너지솔루션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의 연구개발, 제조 및 판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또한 관광기념품 판매업과 관광숙박업 등도 새로운 사업 목적으로 포함됐다. 새로운 상품 제조를 통해 면세점 사업 등 관광 사업에 진출하려는 의도다.

이보다 앞선 6월 에너지솔루션은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과 손잡고 신사업인 사후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임시주총을 연 한양하이타오도 화장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과 관련된 사업을 새롭게 사업목적에 넣었다. 한양하이타오는 기존에 CCTV 카메라 제조 등을 영위해 왔다.
인쇄회로판 가공기 생산·개발업체 세호로보트도 의약품, 화장품 등의 개발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디지탈옵틱도 건강식품 사업을 새롭게 사업 목적에 넣었다.
이밖에 아이디에스 포인트아이 큐브스 등도 기존 사업과 다소 다른 방향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관을 바꿨다.
일부 회사의 경우 이같은 신사업 추진 소식이 호재로 알려지며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들 종목 중에는 기존 사업과 관련 없는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곳이 대부분이어서 사업 추진 가능성과 더불어 주가 띄우기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포인트아이는 지난 14일 배우 고현정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 흡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연예인 에이전시 사업과 문화이벤트 사업 기획업,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을 추가했다.
주가는 크게 반응했다. 합병 발표 전후로 7거래일 연속 상승한 주가는 단기 50% 가량 급등하며 4000원대 주가는 7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께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국내외 기업설명회를 통해 신사업 출발을 알린 디지탈옵틱도 9월 들어 하루만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졌다. 디지탈옵틱의 지난 17일 종가는 3만3150원이다. 앞서 임시주총이 열린 8월 17일 종가는 2만1450원 수준이다.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아이디에스의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돼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지만 지난 6월 29일 5180원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거래정지 전 마지막거래일인 지난 8월 17일 1만3150원까지 급등했다. 사업목적을 추가한 주총은 이튿날인 18일 결의됐다.
이외에도 큐브스는 사업목적 추가를 밝힌 지난 16일 이후 이틀 동안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며 이날 4760원이던 주가가 18일 5000원대 초반까지 올랐고 루미마이크로는 사업목적 추가를 결정한 11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신사업 추진은 기존 사업의 성장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나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김정훈 디지탈옵틱 부사장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기존 사업인 렌즈사업 외에도 성장성이 큰 황칠 관련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국내뿐 아니라 중국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통채널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기업들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아무 준비나 대책 없이 일명 '잘 나가는' 사업에 발을 들이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의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게 주식이기 때문에 유망 업종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충분히 기대감으로 작용할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리 성장성이 크다 해도 이미 주력 플레이어가 시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경험도 없으면서 무작정 사업을 시작한다고 성공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일부 기업들은 준비도 없이 무작정 새로운 사업을 끼워넣고 있는데, 투자할 때 실제로 그 회사가 사업 추진 능력을 갖고 있는지 잘 살피고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사업과 관련없는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한 상장사 관계자는 "사업목적 추가는 향후 그 사업을 하기 위해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