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 최근 코스닥 상장을 추진중인 A기업은 대형 회계법인으로부터 지정감사보고서 3개 비용으로 2억3000만원을 요구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이 안되는 회사로선 이익의 10%를 넘는 금액이 사실 큰 부담이다.
## B기업은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위해 대형 회계법인과 지정감사보고서 1개에 4500만원에 감사를 진행했다. 과거 감사를 받았던 중소회계법인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비용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소위 '갑(甲)'이 아닌 '을(乙)'이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을 추진중인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는 4대 대형 회계법인(삼일회계법인, 한영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의 감사비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1년 외감법인을 자유선임하던 162개 기업이 2012년 지정감사를 받게된 경우 평균 감사수임료가 51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자유선임보다 54.8% 증가했다.
이에 업계에선 상장 준비 기업에 중소회계법인을 포함한 감사인 선택권을 주는 방안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기업 실적에 따라 감사비용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상장추진 기업들은 금융당국이 4대 대형 회계법인위주로 감사인을 지정해준다. 문제는 4대 회계법인의 감사 비용이 중소회계법인보다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비싸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대형 회계법인 위주로 1곳의 감사인만 지정해주고 있어 수임료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B 기업 관계자는 "금감원이 대형회계법인 위주로 지정감사인을 정해주기 때문에 대형회계법인은 감사 대상 기업들에게 '슈퍼갑' 행세를 한다"며 "중소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하반기에 코스닥 직상장을 준비하는 C기업 역시 4대 회계법인 중 한 곳으로부터 지정감사보고서 2개의 비용으로 7000만원을 요구받았다. 이에 이 회사 대표이사는 "금감원에서 지정감사인으로 중소 회계법인보다 비용이 2배 비싼 대형 회계법인을 지정해주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 상장 시 받아야 하는 지정감사 비용이 과도한 이유로 금융위의 지정감사인 선정 기준과 메이저 회계법인들의 높은 비용 요구를 꼽고 있다.
실제 열의 아홉번은 4대 대형 회계법인이 지정감사인으로 선정된다. 물론 금융당국도 이유는 있다. 금감원이 감사법인을 지정하는 기준은 감사인(회계사)의 숫자와 경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인 수가 많은 4대 회계법인의 지정률이 90% 이상"이라며 "감사인 선정 기준은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의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 대상 기업이 1회에 한해 지정된 회계법인을 거부할 수 있지만, 재지정 받는 감사인 또한 감사인 선정 기준으로 인해 대부분 대형 회계법인이 지정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형 회계법인이 요구하는 감사비용 금액 수준이 상장 준비 기업들 입장에서 부담이라는 점이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많은 기업들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실적이 미미한 곳이 대부분이다.
지정자문인 역할을 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이 전년보다 감사보고서 1개당 비용을 1000만원 이상 올렸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법인의 감사비용은 중소 회계법인보다 20%~100% 높은 편이다.
그는 "대형 회계법인들은 지난해 지정감사보고서 1개당 4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받았는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과한 수준이라고 부담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올해는 삼일회계법인이 지정감사보고서 1개당 6000만원에서 7000만원까지 비용을 올려 더욱 부담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정감사에서 감사보고서를 1~3개 받는데 최대 2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선 중소회계법인의 실력과 경쟁력이 대형회계법인에 비해 특별히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많은 인력들이 대형회계법인에서 중소회계법인으로 이동하는 관행상 중소법인도 실력과 경력을 갖춘 회계사들이 상당수 배치돼 있다는 것. 감사인 선정방식이 감사인(회계사) 숫자로 정해져 소수 회계법인이 독식하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업들은 중소회계법인을 포함한 감사인 선택권을 기업들에게 주는 방안과 기업 실적에 따른 차등 감사비용제도 등을 원하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중소 회계법인을 포함한 감사인 선택권을 기업에 주면 가격면에서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삼일회계법인 고위 임원은 "감사를 잘못하면 금감원으로부터 회계법인이 징계를 받기에 코스닥 상장 예정기업 감사시 투입시간이 일반감사보다 2배 이상 걸리는 부분이 비용에 포함돼 있다. 지난해보다 비용을 1000만원 올린 것은 감사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개선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관계자는 "현재 코스닥 상장 신청기업과 회계법인 간 일대일 방식의 지정감사 제도가 높은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고려한 개선안을 이달 중 밝힐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