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키움 박준현이 25일 KIA전에서 5이닝 9탈삼진 5실점했다.
- 7월 부진 속 1회 제구 난조 후 힘을 빼고 구속·투구 패턴을 조절했다.
- 직구 위주 승부가 통하지 않자 슬라이더 중심으로 자가 해법을 찾으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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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남정훈 기자 = 키움의 특급 신인 박준현이 부진 속에 스스로 답을 찾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박준현은 7월 한 달 동안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고 시속 159㎞의 강속구를 앞세워 시즌 초반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7월 들어서는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11.12까지 치솟았고, 11.2이닝 동안 무려 14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압도적인 구위보다 흔들리는 제구가 더 자주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은 비록 패전으로 끝났지만, 박준현에게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부진의 원인을 스스로 깨달았고, 경기 도중 직접 해결책까지 찾아냈기 때문이다.
박준현은 이날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9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아쉬운 내용이다. 시즌 성적도 1승 5패 평균자책점 4.61로 나빠졌다.
그러나 경기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1회는 악몽이었다. 선두타자 박재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카스트로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나성범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이어 박상준과 하주석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5실점했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힘으로만 승부하려던 직구는 KIA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하지만 2회부터 박준현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무작정 힘으로 밀어붙이던 투구를 버렸다. 직구 구속을 의식적으로 낮추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비중을 높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KIA 타선을 묶었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9탈삼진까지 기록했다. 카스트로에게 2루타, 김호령에게 3루타를 맞기는 했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5회에는 김도영-나성범-한준수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구속도 달라졌다. 평소 최고 159㎞를 자랑하는 박준현은 이날 최고 153㎞를 기록했다. 이날 직구 평균 구속은 149.1km로 자신의 시즌 평균(153km)보다 약 4㎞ 낮았고, 슬라이더 139.1km로 역시 평균(140.8km)보다 약 2㎞ 느렸다. 하지만 힘을 빼자 오히려 직구 제구가 살아났고, 변화구의 각도도 예리해졌다.
키움 설종진 감독도 경기 후 이 변화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1회에는 제구가 너무 안 됐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라며 "2회부터는 80~90% 힘으로 가볍게 던지면서 직구 제구가 살아났고 변화구도 좋아졌다. 그렇게 해서 5회까지 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힘을 많이 쓴다고 구속이 빨라지는 것도 아니고 제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제처럼 가볍게 던져도 150㎞는 나온다. 그 정도면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라며 "4~5회의 느낌을 잘 기억해서 다음 경기에도 이어갔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더 의미 있는 부분은 투구 패턴을 바꾼 주체가 박준현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키움은 올 시즌 투수들에게 구종 선택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설 감독은 "2회부터는 본인이 구종을 선택했다. 그래야 후회도 없고, 결과를 통해 공부도 된다"라며 "벤치에서 사인을 내서 결과가 안 좋으면 선수는 배우지 못한다. 본인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고, 이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박준현은 경기 도중 스스로 직구 위주의 승부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슬라이더 중심의 투구로 방향을 바꿨다. 단순히 구속을 줄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와 상대 타선을 읽고 해법을 찾아낸 것이다.
올 시즌 7월 부진은 박준현에게 분명 성장통이었다. 그러나 KIA전은 그 성장통 속에서 얻은 가장 값진 수확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최고 시속 159㎞라는 숫자는 여전히 박준현의 가장 큰 무기다. 하지만 KIA전에서 더 빛난 것은 150㎞대 직구가 아니었다.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경기 안에서 해답을 찾아낸 19세 신인의 야구 지능이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