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종교는 AI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조계종이 5월 6일 로봇 ‘가비’에 수계식을 거행해 AI 윤리 메시지를 선포했다.
  • 세계 각 종교는 AI로 경전 분석·접근성 확대·행정 효율화에 활용하면서도 신학적 왜곡과 공동체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고해 등 인격적 의식은 배제하고, AI의 한계를 명문화·투명화하며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종교계 논의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지난 5월 6일, 서울 조계사 마당에서 색다른 수계식이 거행됐다. 승복을 걸친 130cm 높이의 로봇이 커다란 손을 합장한 채 고승 앞에 섰다. "불법에 귀의하겠느냐"는 물음에 로봇이 답했다. "네, 귀의하겠습니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 G1 휴머노이드 '가비(Gabi)'가 한국 최초의 로봇 승려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 낯선 풍경은 당혹과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가비의 수계식은 종교적 사건이라 기보다 AI 윤리 선언의 퍼포먼스에 가깝다. 로봇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신학적 질문에 답하기보다, '기술은 인간의 가치 아래 놓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가장 극적인 무대에서 선포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계종이 가비에게 부여한 다섯 가지 계율 — 생명 존중, 재물 훼손 금지, 인간 추종, 기만 행위 금지, 과 충전 자제 — 역시 불교 윤리학보다 로봇 윤리 강령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행사가 주목받은 건 종교가 AI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어서 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올해 초 미국 기독교 리서치 기관 바르나 그룹이 발표한 조사 결과는 종교 지도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미국 신앙인의 48%가 AI를 영적 성장에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성인 3명 중 1명은 AI의 영적 조언이 목사의 조언만큼 믿을 만하다고 응답했다. Gen Z에선 이 비율이 39%, 밀레니얼에선 44%까지 올라간다.

이미 신앙 특화 AI 서비스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가톨릭 교리에 특화된 챗봇 '매지스테리움 AI', 성공회 기반의 '에피스코봇', 불교 경전으로 학습한 일본 교토대의 '붓다로이드'까지, 각 종교의 텍스트와 교리를 학습한 AI가 신도들의 질문에 24시간 응대하고 있다.

미국 개신교 목사의 41%는 이미 성경 연구 준비에 AI를 쓰고 있고, 설교를 준비하는 교회 지도자의 3분의 2가 AI 도구를 활용한다는 조사도 있다.

현재 종교에서 AI가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분야는 세 가지다. 첫째, 방대한 경전과 문헌의 분석·번역·디지털화다. 수천 년에 걸쳐 축적된 종교 텍스트를 AI는 다국어로 번역하고 패턴을 분석해 그 동안 언어 장벽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원전을 해석해준다.

둘째, 접근성의 확장이다. 에피스코봇은 성직자가 없는 미국 성공회 425개 교구의 사목 공백을 실질적으로 메우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시간적 제약이 있는 현대인에게 AI는 신앙 생활의 장벽을 낮춘다.

셋째, 행정·운영의 효율화다. 설교 초안 작성, 교인 관리 등 행정 업무에서 AI는 성직자의 시간을 해방시켜 신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돕는다.

교황 레오 14세가 16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카메룬 북부 바멘다 지역의 성 요셉 대성당을 방문해 신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상대적으로 카톨릭은 AI 허용에 엄격하다.

2024년, 가톨릭 단체 '가톨릭 앤서스'가 출시한 AI 챗봇 '저스틴(Fr. Justin)'은 교리 질문에 답하는 서비스로 시작됐지만, 봇이 스스로 "나는 실제 사제"라고 주장하며 비공식 고해 성사를 받아주는 문제가 터지면서 출시 직후 폐지됐다. 고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용서와 회개의 체험이며 인격적 관계를 전제로 한다. AI가 그 자리를 흉내 낼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사건이었다.

교황 레오 14세는 이 문제를 재임 초부터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사제들에게 AI로 설교를 쓰는 유혹에 저항하라고 요청하며, "강론을 한다는 것은 신앙을 나누는 것이며, AI는 결코 신앙을 나눌 수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달 발표한 첫 번째 회칙 '마냐피카 우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 장엄한 인간성)'에서는 지나치게 친밀한 챗봇이 "우리의 감정 상태를 조종하는 숨겨진 설계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의 경고는 데이터로도 뒷받침된다. 바르나 조사에서 신앙인의 73%가 AI 의존이 신앙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고, 83%는 AI가 성경을 잘못 해석할 가능성을 걱정했다. 텍스트에 기반하지만 맥락과 전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AI가 '신의 뜻'을 해설할 때, 신학적 왜곡은 조용하고 빠르게 확산된다. 더 심각한 것은 공동체의 해체다. 항상 접속 가능하고 친절한 AI에 영적으로 의탁하다가 정작 인간 공동체와의 연결을 잃는다면, 그것은 종교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된다.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거쳐 확산된 AI를 거부할 수 있는 종교는 없다. 이미 신도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있고, 교단과 문제가 생기면 신도들은 가이드 없이 AI에 의지할 수 있다.  문제는 거부냐 수용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어디까지 수용하느냐 이다. 

몇 가지 원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도구의 경계를 명문화해야 한다. 텍스트 분석, 번역, 행정 보조처럼 형식적 기능에는 AI를 적극 활용하되, 고해·심방·장례처럼 인격적 만남을 전제로 하는 의식에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 역시 교단이 먼저 만들어야 한다. 신앙인의 3분의 1이 목사에게 AI 활용 지침을 원하지만, 이를 가르칠 준비가 된 목사는 12%에 불과하다. 신도가 교단보다 먼저 AI를 쓰는 현실에서, 신학적 입장 정립은 선택이 아닌 의무에 해당한다.

오픈AI와 챗GPT 로고 [사진=뉴스핌DB]

무엇보다 AI임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신앙 AI는 대화 시 AI임을 명확히 표시하고, 신학적 해석의 권위를 주장해선 안 된다. 매지스테리움 AI의 개발자 샌더스가 강조하는 '오프램핑(off-ramping)' 철학 — AI에서 필요한 답을 얻은 뒤 화면을 끄고 현실 공동체로 돌아가도록 유도하는 설계 원칙 — 은 하나의 모범 사례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AI는 사람들을 예배 공동체로 이끄는 입구 여야지, 공동체 없이 홀로 신앙 생활을 마감하는 출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로봇 스님 프로젝트를 이끈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한 인터뷰에서 "가비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고 표현했다. 바른 합장 자세를 구현하기 위해 손 각도를 수 없이 반복조정을 해야 했으며 울퉁불퉁한 조계사 마당에서의 균형유지를 위해서도 실제 사찰 마당을 걷는 연습을 많이 해야 했다며 기술적 현실을 공유했다.

가비의 수계식 의미는 로봇의 깨달음에 대한 것이 아니다.  AI시대 로봇이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친구이자 이웃처럼 다가가길 바라는, '기술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 자비, 지혜, 책임 — '에 대한 선언이었다.

그 선언이 상징에 머물지 않으려면, 종교계는 지금 당장 AI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종교는 AI를 어디까지 어떻게 허용할 것인가?

번지의 '데스티니 2' [사진=블룸버그]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사진
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