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정부가 고질적인 관광지 바가지요금을 뿌리 뽑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앞으로 가격 표시 의무를 위반하거나 표시가격을 지키지 않다 적발되면 첫 번째 위반이라도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택시도 부당운임이 적발되면 즉시 자격정지가 가능하도록 법적 제재가 강화된다.

정부는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관광 진흥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케이-컬처'의 확산과 우호적인 대외 여건을 대한민국 관광 성장의 '최적기(골든타임)'로 진단하고, 범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방한 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방안'을 발표했다. 세부 실행대책으로 법무부 이진수 차관이 '출입국 편의 제고 방안'을,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이 '지방과 세계를 잇다. 지방공항의 인바운드 거점화 전략'을, 해양수산부, 김성범 장관 직무대행이 '크루즈 관광 수용태세 개선'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성수기와 대규모 행사 때마다 반복되는 숙박·교통·음식업 분야의 폭리 행태가 대한민국 관광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외래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비자 제도 개선, 지방공항 인바운드 거점화 등 총력전을 통해 기존 2030년으로 예정됐던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를 2029년으로 1년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동안 제재가 미흡했던 업종에도 가격 표시 의무가 명문화된다. 농어촌민박은 가격 게시 의무만 있었으나 앞으로는 게시요금 준수의무가 신설된다. 외국인도시민박은 가격 게시·준수 의무 자체가 없었으나, 이번 대책으로 두 가지 모두 새로 도입된다. 외래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의 허점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다.

숙박업을 대상으로 성수기·비성수기·특별행사기간 등 시기별 요금을 자율적으로 미리 결정하고 사전신고·공개하도록 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자율요금 사전신고제)'가 도입된다. 제주도 렌터카 요금신고제에는 최대 할인율 규제가 추가돼 비성수기와 성수기 간 가격 격차가 합리적 수준에서 조정된다.
숙박업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경우에 대한 제재 및 피해구제 규정도 새로 만들어진다. BTS 부산 공연을 앞두고 기존 예약을 취소하라는 요구를 숙박업소로부터 받았다는 피해 사례가 속출했던 만큼,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관심이 모인다.

법적 제재와 함께 정부 지원 배제 카드도 동시에 꺼내 든다. 바가지 행위로 적발된 업체는 온누리상품권·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되고, '숙박세일페스타' 참여도 제한된다. 반대로 물가관리 우수 지방정부와 가격 안정 업체에는 인센티브가 강화된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동원해 관광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번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을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을 위한 수용태세 개선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아무리 비자 문턱을 낮추고 노선을 늘려도,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부정적 경험이 반복되면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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