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자율 방역' 기조 전환
질병 원인 조사·추적중…방역↑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동절기 누적 AI 발생은 44건에 달하고, 최대 양돈 밀집지인 충남 홍성에 이어 경남 창녕에서도 ASF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이 지난해부터 자율방역 기조를 강화한 가운데, 현장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올겨울 AI 44건·ASF 15건 발생…전국 확산 양상 '빨간불'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동절기 고병원성 AI는 총 44건 발생했다. 특히 설 연휴였던 지난 17일 경기 포천에서 AI가 확진되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포천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5년 만이다. 수도권 인접 지역이라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즉시 이동 제한과 일제 검사, 예방적 살처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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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절기 AI는 특정 권역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으로 산발적 발생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철새 이동 시기와 맞물려 야생조류에서의 바이러스 검출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경북 영천 신령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H5N1형 바이러스가 검출돼 차단 방역이 강화된 바 있다.
철새 도래지 출입 통제와 집중 소독이 병행되고 있지만, 설 연휴 기간 차량과 인력 이동이 늘어난 점은 추가 확산의 변수로 꼽힌다.
ASF도 안심하기 어렵다. 올겨울 들어 총 15건이 발생했다. 최대 양돈농가 밀집 지역인 충남 홍성에서 확진된 데 이어 경남 창녕까지 번졌다.
홍성은 국내 돼지 사육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방역망이 뚫릴 경우 파급력이 크다. 경남까지 발생 범위가 확대되면서 양돈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ASF는 백신이 상용화되지 않아 발생 시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하다. 이에 방역당국은 발생 농가와 인접 지역에 대해 이동 제한, 정밀검사, 집중 소독을 시행하고 있다.
◆ 방역당국, 작년부터 자율방역으로 기조 전환…현장 공백 '지적'
이 같은 확산 속에 방역 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농가 책임방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철새, 고위험·취약 지역 집중 방역, 농가 책임방역 강화로 고병원성 AI 발생 차단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일례로 방역당국은 환경부와 협업해 철새 서식 조사 지점을 평균 175개소에서 200개소로 일괄 확대하고, 조사 주기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 1회를 유지하되 철새가 북상하는 위험시기인 2~3월에는 월 2회로 늘렸다.

또 가축질병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큰 10만 수 이상 대형 산란계 농가(214호)는 정밀검사 주기를 분기 1회에서 격주 1회로 줄여 조기 발견 및 초동 대응력을 강화했다.
육계·육용오리 등 가금 축산계열화사업자(91개사)에 대해서는 지난달 23일부터 계약농가 방역관리 의무가 본격 적용돼 의무 불이행 시 최대 5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ASF도 양돈 밀집단지 점검을 지자체·검역본부 2단계에서 농식품부 최종 점검을 포함한 3단계로 강화했다. 백신접종 관리 강화, 살처분 최소화 및 관리 철저로 구제역 재발을 방지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방역당국은 면역 공백을 줄이기 위해 백신접종 시기를 10월에서 9월로 앞당겼고, 소규모 농가 등에서의 백신접종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12개월령 이하 소 등 취약 개체에 대한 항체 검사를 강화하고 도축장 항체검사도 20만두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민간 중심 자율방역 체계가 현장별 대응 격차를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가의 방역 역량과 시설 수준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방역당국 관계자는 "올해 동절기 가축질병 발생이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며 "현재 질병 발생의 원인을 조사·추적 중으로 방역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