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게 계획 세우진 않아…물리력 자제"
1649년 영국 국왕 찰스 1세 재판 등 사례 언급
[서울=뉴스핌] 홍석희 박민경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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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전 대통령은 이전 재판들과 마찬가지로 짙은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와 노타이 차림으로 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에 대해 수사 가능하다는 예외 규정이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고 규범적으로도 효율적 수사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뒤이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사실관계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군 병력이 국회에 투입된 것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인정하는 데 가장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국회에 투입한 것은 국회의장과 여당·야당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국회를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며 계엄 포고령에 국회 활동,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표현이 명확하게 있다. 국회 활동 마비 목적이 그 자체로 뚜렷하다"고 봤다.
대통령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과정에선 1649년 영국 국왕 찰스 1세 재판 등 해외의 역사적 사례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찰스 1세는 의회가 자신의 잘못에 대한 결의문을 내자, 이에 분노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사당에 난입해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일이 있었다"며 "찰스 1세는 반역죄로 사형이 선고돼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비상계엄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내용이 헌법기관의 기능을 저지하거나 마비하려는 목적이라면, 헌법이 정한 권한행사를 명목으로 내세워 실제로는 실력행사 하려는 것과 다르지 않아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봉쇄, 정치인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선관위 점검 등을 모두 합쳐 그 자체로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며 "대한민국 전역, 그렇지 않더라도 국회와 선관위가 위치한 서울과 수도권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며 맡은 역할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이 사건 비상계엄 등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고, 우리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져 극한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렀고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어마어마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사회적 비용은 산정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의 내란 행위는 합법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으로 국회 기능을 불가능하게 해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수많은 군과 경찰 관계자들은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고 가족들도 고통받고 있다. 공직자들이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는 사정은 우리 사회에 큰 아픔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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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진 않았으며 물리력을 최대한 자제하려 했고, 폭력을 행사한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65세로 비교적 고령"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 직후, 장우성 내란 특별검사보는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는 판결이었지만 사실 인정과 양형 부분에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장 특검보는 '구형량보다 선고형이 적게 나왔다', '무죄가 나온 피고인들도 있다', '항소는 언제 결정하나'라는 질문에 "자세한 내용은 따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최소한의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결코 왜곡과 거짓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