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에서 재언급…언론에 추가 설명도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정책 예고'의 도구로 쓰기 시작했다. X(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설탕부담금(설탕세) 같은 민감한 이슈를 먼저 꺼낸 뒤 국무회의 등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29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SNS 메시지를 국무회의 등에서도 언급하며 '온·오프라인 연계 정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먼저 메시지를 던져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고, 이를 국정 아젠다로 굳히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하루에만 X에 부동산 관련 글을 4차례 올렸다. '토허구역(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100일 만에 집 못 팔아…양도세 중과 시행 후폭풍'이라는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지난해 2월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덧붙이며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두 시간여 뒤에는 "5월 9일 계약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유예"'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버티기?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 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썼다.
이후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다시 언급하는 글을 두 차례 더 올리며 유예 재연장 기대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설탕부담금 논의도 X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는 어떠시냐"며 설탕세 도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물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민 의견을 물었는데 '설탕세 도입'으로 왜곡. 지방선거 타격 주기 위해 증세 프레임 만드는 걸까"라는 글을 올리며 관련 보도 제목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이재명 '설탕세 도입해 지역의료에 투자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정확한 내용으로 수정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메시지는 '오프라인'으로 연결됐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문제를 다시 한 번 꺼냈다.
이 대통령은 "작년에 유예를 연장하면서 올해 5월 9일로 제도가 끝난다는 점을 이미 명백하게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당연히 연장하겠지'라고 기대하거나, 연장하지 않는다고 하니 마치 새로 양도세를 중과하는 것처럼 정책을 공격하기도 하더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계속 연장을 할 거면 처음부터 일몰이 없는 고정 입법을 했을 것"이라며 "'일몰하겠다'고 법을 만들어 놓고 일몰을 하지 않거나, 일몰을 하려 하면 저항하고 문제 삼는 일이 너무 일상화됐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X에서 던진 메시지를 국무회의에서 다시 정리하며 정부 공식 입장에 가깝게 끌어올린 셈이다.

이튿날인 28일에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보완했다.
김 실장은 "5월 9일이 아닌 1~2개월 더 뒤에 종료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직전 정부도 4년간 관례적으로 연장을 해 온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큰 방향을 SNS와 국무회의에서 제시하면, 참모진과 실무진이 시기·방법을 두고 구체화를 해 나가는 구조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설탕세 논의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이 대통령이 X를 통해 설탕부담금 아이디어를 띄우자 재정·보건 관련 부처들이 검토에 착수했고, 김 실장 역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내부에서도 사회·경제 라인의 의견이 갈리는 사안"이라면서도 "검토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짧은 글 한 줄이 곧바로 정책 테이블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물론 반대 과정인 경우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띄운 정책을 SNS로 다지는 경우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정부가) 아예 (생리대를) 위탁 생산해서 일정 대상에게 무상 공급하는 것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생리대가 해외 생리대보다 40% 가까이 비싸다는 이유였다.
이 대통령은 이후 지난 26일 X에 '생리대 업체들의 반값 생리대 공급 확대' 기사를 공유하며 "제대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