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심문서 "50일 도피 중 도운 건 3박 4일…방어권 보장해달라"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된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 회장 이모 씨가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9일 범인도피·은닉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공범 6명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날 이씨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데이터 에그를 사용해 수사 혼선을 유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전달된 데이터 에그 사용으로 이기훈 씨의 위치 추적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공소 사실은 피고인이 관여한 바 없고, 해당 사실 자체도 혼선을 유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다른 피고인들 역시 대체로 공소 사실을 인정하되 일부 혐의와 고의성 등을 부인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씨에 대한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됐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 기간은 실제로 3박 4일에 불과하고, 애초 도피를 설득하려 한 것이 아니라 출석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정에 의해 조력이 이루어졌다"며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이씨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구속 이후 회사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겼고, 계획했던 투자금 납입도 지연되고 있다"며 "보석 상태에서 회사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가 앞서 기소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밀항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씨는 "밀항 시도를 하다 잡혀 남부구치소에서 6개월을 살고 나와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변호사를 빌려주는 과정이었지 이 전 부회장이 도망갈 거라고 생각하고 도운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특검 측은 "이씨는 여전히 공소 사실을 부인하고 증거 인멸의 동기가 있다"며 "또 지속적으로 수사 과정에서 공범들에게 진술을 압박하고 회유한 정황이 있고, 이 전 부회장과 연락해 진술을 담합할 우려도 있다"면서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공범들과 함께 이기훈 씨를 별장·펜션·사무실·임차 원룸·민박 등지에 이동시키며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데이터 에그와 유심을 전달하거나 각종 사이트 계정을 제공해 위치 추적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등의 직함으로 활동해 온 이기훈은 두 회사의 주가조작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예정된 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경찰과 특검의 공조로 55일 만에 전남 목포시에서 체포돼 같은 달 구속기소됐다.
다음 공판 기일은 3월 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