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이자 석유 재벌인 해리 사전트 3세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편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구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억만장자 에너지 사업가인 사전트와 그의 팀이 베네수엘라에 일부 미국 석유 기업들의 복귀를 유도하는 방안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조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 에너지 부문을 사실상 관리·운영하는 구상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석유업계 인사들의 역할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전날 미국이 최대 5천만 배럴 규모의 베네수엘라 원유를 정제·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해당 수익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사용되도록 미국이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동시에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유조선에 대한 압류 작전도 이어가고 있다.
사전트의 베네수엘라 내 사업 규모는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에 대한 연방 정부 허가를 보유한 유일한 미국 기업인 셰브런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그는 1980년대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이어왔으며, 중질유 기반 아스팔트 수출과 유전 투자 등을 통해 현지 석유 산업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을 포함해 베네수엘라 정권 핵심 인사들과도 수년간 교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현대화와 향후 계약 조건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전트 본인은 "행정부에 공식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의 아들 해리 사전트 4세와 임원 알리 라만 등이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 사전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함께 치는 사이로 알려졌으며, 과거 플로리다주 공화당 재정위원장을 지냈다. 그의 가족과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공화당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고, 부인 데버러 사전트는 2019~2020년 트럼프 승리기금에 28만5000달러를 후원했다.
소식통들은 사전트가 현재 여러 석유업계 인사들과 함께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중장기 구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제3국 시장으로의 원유 공급 확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인프라 복구 방안이 포함된다.
특히 사전트는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 구상과 관련해,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보다 로드리게스가 석유 부문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며 미국 기업들의 접근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견해를 미 행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둘러싸고 석유업계 거물들의 조언에 크게 의존하는 가운데, 해리 사전트는 정치적 접근성과 현지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