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희토류 관련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6일 일본을 향해 고강도 수출 제재를 발표했다. 희토류를 포함해 군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의 일본 수출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일상 제품부터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 등 첨단산업에까지 널리 쓰이는 특수 소재다. 한국 역시 국내 수요 희토류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23년부터 희토류 관련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정부도 이날 윤창현 산업자원안보실장 직무대리 주재로 '산업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의 이번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 한·중·일 소재 공급망 연결...日 생산 차질시 韓 기업에도 영향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6일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일본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다른 국가에서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일본에 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중국의 수출통제가 한국을 겨냥한 조치가 아닌 만큼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한국과 중국,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일본 가공소재, 한국 완제품 등으로 공급망 연결성이 높은 만큼 일본의 생산 차질이 한국 수입과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소재업체로부터 음극재나 분리막 등을 수입하고 있어 일본의 생산 차질이 한국 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년 전부터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수입처 다변화, 폐배터리 활용, 대체재 개발 등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업체들은 '핵심광물 재자원화' 사업을 핵심 사업중 하나로 키우고 있다. 폐배터리, 폐전자제품, 폐영구자석 등 폐자원에서 리튬·코발트·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회수해 산업 원료로 재공급하는 것이다.
반도체업계도 수 년전부터 희토류 관련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 국산화 비율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수급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미국 현지에 대규모 핵심광물 제련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10조원 규모를 투입해 연간 약 110만 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 톤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품목은 아연과 연, 동 등 기초금속을 비롯해 금과 은,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카드뮴·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 전략광물과 반도체용 황산 등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에 희토류와 영구자석 생산 단지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해당 단지는 희토류 원료 확보, 분리 및 정제부터 영구자석 제조, 제조 폐기물 및 수명이 다한 자석 재활용까지 모든 단계를 하나의 시설 내에서 관리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 핵심광물 재자원화·수입처 다변화 등 상시 대응 체계
정부는 희토류 관련 신속한 대응을 위해 희토류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산업안보 공급망 TF로 확대·가동하기로 했다. 또 무역안보관리원과 코트라 수출통제 상담데스크를 통해 기업의 수급 애로 발생 시 신속히 지원할 방침이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연구실장은 이날 산업부 주재 회의에서 "2019년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생산기반 확충, 수입국 전환(대체처) 등을 통해 대일 소부장 의존도가 완화되고 있다"며 "한중일 공급망이 연결돼 있어 특정국이 받는 충격이 3국 간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취약품목을 중심으로 소부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