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공간 키운 풀체인지, 글로벌 43만대 도전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기아가 대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를 완전변경 모델로 선보이며 글로벌 소형 SUV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2019년 1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의 전면 교체로, 디자인과 상품성, 전동화 라인업까지 모두 갈아엎으며 '체급을 한 단계 올린' 소형 SUV를 지향한다.
기아는 10일 온라인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디 올 뉴 셀토스'를 세계 최초 공개하고, 2세대 셀토스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
|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사진=기아] |
서하준 기아 국내상품실장은 "셀토스는 기아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소형 SUV"라며 "2세대 셀토스는 국내는 물론 유럽 시장에도 새롭게 판매될 예정으로, 글로벌 핵심 볼륨 차종이자 글로벌 소형 SUV 시장 리더로서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셀토스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기반으로 정통 SUV 비율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직선적이고 당당한 차체 실루엣에 미래지향적 요소를 더해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했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앞선 디자인 발표에서 "셀토스는 러기드하고 존재감 있는 정통 SUV 요소와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함께 담은 모델"이라며 "선이 분명한 프로파일과 자신감 있는 자세를 통해 어디서든 눈에 띄는 SUV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전면부에는 수직형 주간주행등(DRL)을 중심으로 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해 기아 SUV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넓은 그릴과 수직 패턴을 헤드램프와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포켓 타입 범퍼 디자인과 넓은 스키드 플레이트로 차체 볼륨과 너비감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테일게이트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수직·수평 램프 그래픽을 통해 차체의 폭과 안정감을 부각했다. 기본 모델이 정통 SUV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GT라인과 X라인은 보다 과감한 범퍼·그릴 그래픽과 디테일로 한층 공격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
|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사진=기아] |
차체는 신형 K3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눈에 띄게 커졌다. 전장은 기존보다 40㎜ 늘어난 4430㎜, 전폭은 30㎜ 커진 1830㎜, 휠베이스는 60㎜ 늘어난 2690㎜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2열 레그룸을 25㎜ 확대해 여유로운 거주성을 확보했고, 화물 공간 바닥 면적을 넓혀 동급 최고 수준인 536ℓ의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서 상무는 "플랫폼 변경으로 실내·러기지 공간 모두 한 체급 위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했다"며 "상하 이동이 가능한 2단 러기지 보드와 기아 전용 액세서리 레일 시스템 등을 더해 수납 활용성도 크게 높였다"고 강조했다.
안전성과 주행 감성도 손질했다. 신형 K3 플랫폼에는 충돌 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다중 충돌 구조가 적용됐고, 차체의 60% 이상에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강성을 키웠다.
여기에 유입 소음을 줄이는 구조를 적용해 정숙성을 끌어올리고, 고객 요구를 반영한 서스펜션 세팅으로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적용해 센터 콘솔을 넓고 깔끔하게 정리한 점도 눈에 띈다.
파워트레인에서는 대기 수요가 컸던 하이브리드가 새로 추가됐다. 기존 1.6 가솔린 터보 엔진에 더해 니로와 동일 계열의 1.6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연비와 주행 성능을 동시에 겨냥했다.
셀토스 하이브리드에는 회생제동을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과 실내에서 전자기기를 구동할 수 있는 V2L 기능이 적용됐다.
서 상무는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니로 하이브리드와 같은 계열 파워트레인으로, 제어기와 기능 최적화를 통해 V2L과 회생제동 3.0 등 차별화 사양을 추가했다"며 "정통 SUV를 원하는 고객이면서도 높은 연비를 요구하는 수요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
|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사진=기아] |
인포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신형 셀토스에는 듀얼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5인치 공조 화면을 결합한 통합형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신규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개선된 UI를 통해 다양한 차량 정보를 효과적으로 표시하고 직관적인 제어를 지원한다. 제어기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도 새로 적용돼, 스마트폰 펌웨어 업데이트처럼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도 차량 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개선사항을 적용할 수 있다.
기아 디지털키 2를 통해 스마트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차량 잠금·해제와 시동, 근거리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한 단계 진화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2는 교차로, 차로 변경 상황까지 포함해 회피 제어와 충돌 방지를 지원하고, 고속도로 주행보조 2는 반자동 차선 변경과 회피 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스티어링휠 그립 감지 기능이 함께 적용돼, ADAS 사용 시 운전자의 조향 휠 조작 여부를 실시간 감지해 부주의 운전에 따른 사고 위험을 줄인다.
후방주차충돌방지보조, 전·후·측면을 아우르는 전방위 주차거리 경고 시스템,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등 주차 편의 기능도 강화됐다. 파노라마 선루프,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X라인 전용 메시 헤드레스트, 2열 리클라이닝 시트와 USB 포트, 12인치 윈드실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편의 사양은 체급을 뛰어넘는 구성을 지향한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뤄졌다. 기아는 셀토스에 10개 핵심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10 머티리얼 솔루션'을 도입해, 내장재 전반에 재생·친환경 소재 비중을 높였다. 색상은 빛·물·대지 등 자연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해, 외관·실내 전반에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동화 전략 측면에서 셀토스는 '하이브리드 가교' 역할을 맡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현재로서는 셀토스 전기차를 따로 출시할 계획은 없다"며 "이미 전기차 풀 라인업 안에 B세그먼트 SUV를 커버하는 모델이 있기 때문에 굳이 셀토스에 전기차 파생 모델을 추가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셀토스가 내연기관 위주 모델이었던 만큼 하이브리드 옵션을 추가해 탄소 절감 효과를 키우고, 전반적인 전동화 전환 계획과도 흐름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니로·EV3와의 내부 포지셔닝 조정도 분명히 했다. 송 사장은 "니로 EV와 EV3가 겹친다는 지적이 있지만, EV3는 성능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측면에서 한 단계 위의 차량으로 이 세그먼트에서는 EV3 중심으로 간다"며 "니로는 연비에 초점을 맞춘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셀토스 하이브리드는 정통 SUV를 원하면서 연비를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비 위주의 고객은 니로 하이브리드, 소형 SUV를 원하는 고객은 셀토스 하이브리드로 나뉘어 타깃층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사진=기아] |
글로벌 판매 전략도 공격적이다. 기아는 2세대 셀토스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를 43만대로 제시했다. 송 사장은 "연간 43만대 가운데 북미에서 13만대(미국 10만대, 캐나다·멕시코 3만대), 인도에서 10만대, 국내에서 6만대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럽 시장에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약 6만대를 계획하고 있고, 중남미·중동·아태 지역 등에서도 각각 3만대 안팎 물량을 배정해 1세대 대비 전체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지역별로 차이를 둔다. 송 사장은 "유럽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높아 하이브리드 비중이 가솔린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국내·중동·중남미 등은 여전히 가솔린 비중이 크다"며 "글로벌 전체로 보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비중이 약 65대 3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수요 변화에 따라 하이브리드 생산 능력을 유연하게 조정해 고객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측면에서 셀토스는 '전기차 시대의 가교 SUV'로 자리매김한다.
류창승 기아 고객경험본부 전무는 "신형 셀토스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테마를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주인공)'로 정했다"며 "테크에 밝고 자기 표현이 적극적인,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 고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망설이는 고객에게 셀토스는 하이브리드와 첨단 사양을 통해 전기차로 가기 전 단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눈에 띄는 '아웃스탠딩 SUV'로 포지셔닝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신형 셀토스를 통해 소형 SUV 시장에서의 디자인·상품성 경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