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 키스 켈로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합의가 "정말 근접했다"며 두 가지 핵심 쟁점만 남아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켈로그 특사는 이날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리건 국방 포럼'에서 평화협상 작업이 "마지막 10m"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지목한 남은 쟁점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돈바스 지역의 향후 지위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처리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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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하는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키스 켈로그 미국 특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켈로그는 "이 두 사안이 해결되면 나머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정리될 것"이라며 "우리는 거의 다 왔다. 정말 가까이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협상 논의는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이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약 4시간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이 제안한 28개 조항 초기 종전안에 우크라이나 측 요구를 반영해 19개 조항으로 축소된 수정안이 논의된 자리였다.
그러나 회담 직후 러시아 크렘린궁의 유리 우샤코프 수석 외교보좌관은 "영토 문제가 논의됐지만, 아직 타협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우샤코프는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측 초안에는 "중대한, 급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는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2022년 침공 이후 점령한 도네츠크·루한스크(돈바스) 전역, 자포리자·헤르손 지역의 영토 인정 등을 요구해 왔다. 자포리자 원전의 러시아 이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완전히 점령하지 않은 지역까지 넘기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 중 최소 5,000㎢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9.2%를 장악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크림반도, 루한스크 전역, 도네츠크의 80% 이상, 자포리자·헤르손 지역의 약 75%, 그리고 하르키우·수미·미콜라이우·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한편 지난달 중순 언론에 유출된 미국의 28개 항 평화안 초안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에 큰 충격을 줬다. 문건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차단, 러시아의 영토 점령 사실상 인정, 우크라이나군 배치 제한 등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사실상 그대로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지난달 23일 스위스 제네바 협상에서 28개안을 손질해 19개 조항으로 줄였고, 군축·안전보장·재건지원 같은 부분은 작업단 수준에서 합의에 근접한 반면, 핵심 사안인 영토·나토 문제 등은 미·우크라 정상이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기존 28개항 초안이 협상 시작점으로 보고 있어, 우크라이나 요구가 반영된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측은 우리의 기본 입장에 대해 알고 있고 대화는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쉽진 않다"고 인정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