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국내서 돈 벌고 미국 상장?" 책임 논란 속
LS, 북미 법인 에식스솔루션즈 코스피 상장 추진
글로벌 공급망 기업의 '국내 회귀형 IPO' 관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해외 상장 기업의 '책임 공백'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상장 움직임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LS그룹의 북미 법인 에식스솔루션즈가 국내 증시 입성을 추진하며 대조적 행보를 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소비자 기반으로 성장하고도 미국에 상장한 쿠팡과 정반대의 선택이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자본시장은 최근 대기업 자회사 상장 규제 강화 여파로 신규 상장 위축이 뚜렷하다. 우량 기업들이 "국내에서 자본 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홍콩·나스닥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이, 안정적 공모주 투자 기회가 급감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에식스솔루션즈가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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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I 제작] |
에식스솔루션즈는 세계 1위 권선(Magnet Wire) 제조사로, 전기차 구동모터와 변압기 등 고부가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1930년 설립 이후 100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 2008년 LS그룹이 100% 지분을 인수,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이번에 코스피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조지아에 본사를 두고 세계 생산·판매 거점을 갖춘 수준 높은 공급망이 강점이다. 특히 북미 전기차 시장 확대와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특수권선 시장은 지난해 355억 달러(약 48조원)에서 오는 2030년 623억 달러(약 84조원)로 고성장이 예상된다.
LS가 에식스솔루션즈의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사업 확장과 재무 개선, 기업가치 제고라는 복합적인 목적이 있다. 우선 북미 시장 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 재원이 필요하다. 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 공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특수권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또 상장을 통해 모회사인 ㈜LS의 재무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현재 LS 연결 기준 차입금은 약 8조원 수준이다. 추가 차입금을 마련하면 부채비율 증가와 함께 연 300억원의 이자비용으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된다는 게 LS의 설명이다. 에식스솔루션즈가 직접 자본을 조달하면 부채비율 개선과 함께 그룹 전체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핵심사업의 성장성을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필요성도 크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 연결 매출의 7.9%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기차·전력망 중심 산업 변화 속에서 그 기여도는 향후 더 커질 수 있다. 상장을 통해 이 가치를 투명하게 드러내고, 향후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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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전선 시장 전망 [사진=LS] |
LS는 상장 추진과 함께 주주환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병행해 모회사 소액주주들의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LS는 지난 8월 50만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고,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이후에도 약 1000억 원 규모의 50만주 추가 소각을 계획하고 있다. 배당 역시 매년 5%씩 늘려 2030년까지 배당성향 3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단순한 '자회사 부풀리기 상장'이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구조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달 7일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현재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과 최종 의사결정은 미국 본사에서 가져가고 책임은 국내에 떠넘겨지는 구조를 보완하려면, 에식스솔루션즈 같은 국내 상장 흐름이 더 늘어나야 한다"며 "시장이 책임 있는 선택을 유도할 수 있게 규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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