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확대 가능성 有...고학수 교수 "가격·마진 유출 시 비상"
최근 주문 이력 유출...가격 경쟁 강화, 프로모션 비용 부담
피해 정도 제각각이어서 연대 어려워...대응책 마련에 골몰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쿠팡에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입점 중소기업들도 영업기밀 노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팡이 당초 유출 규모를 4500여 건으로 축소 발표한 전례가 있어, 실제 유출 범위가 더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급처나 원가 관련 정보가 유출될 경우, 복수의 중소기업이 한순간에 경영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어렵고, 연대 대응이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어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도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겹치고 있다.
◆ "늑장대응 쿠팡 믿을 수 없다"...영업기밀 유출 우려하는 中企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은 이번 정보 유출로 자사 영업기밀이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쿠팡 측은 공급처와 납품 관련 정보 등 영업기밀이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피해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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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337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유출에는 이름·전화번호·배송지 주소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피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02 yooksa@newspim.com |
쿠팡의 늑장대응 논란은 중소기업계의 불만에 불을 지폈다. 쿠팡은 지난 20일 정보 유출 고객 계정이 4500여개라고 발표했다가 9일 만에 3370만개로 정정했다. 업계에서는 고객 계정 수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영업기밀이 유출되지 않았다는 해명을 어떻게 믿냐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중소기업계에서는 거래처 리스트나 공급가 등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정보가 새어 나간다면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로켓배송 구조상 협력사가 쿠팡에 제안한 공급가를 기준으로 계약과 입점이 이뤄지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급가 정보는 쿠팡 내부 시스템에 존재한다"며 "이와 같은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경우, 향후 사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사건 피의자가 내부 정보를 스크롤해 데이터를 대거 가져갔기 때문에, 유출 범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쿠팡은 고객명, 이메일, 배송지 주소, 주문정보 일부가 노출됐다고 밝혔지만, 영업기밀까지 유출될 경우 입점 업체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해 정도가 심해지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쿠팡에 입점한 중소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무, 알리 등 C커머스나 다른 플랫폼이 주문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광고비를 지출해도 매출이 나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 플랫폼이 주문 데이터를 활용하면 잘 팔리는 제품에 초저가·무료배송 등의 서비스를 집중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단기간에도 클릭·전환율이 떨어지고, 광고비를 더 써도 매출이 이전만큼 안 나오는 식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피해자성 입증, 업체 간 연대 어려워...현실적 대응책 전무
중소기업계의 피해가 장기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전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수 입점 업체가 함께 쿠팡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피해 입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개인정보 유출이 중소기업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렵다"며 "그나마 여러 업체가 연대하면 수월한데, 업체별로 피해 규모가 다 다르기 때문에 연대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도 "이번 정보 유출 사태로 소상공인 등 입점 업체에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명확하게 나온 건 없다"며 "어떤 업체가 피해를 입었는지부터 파악이 안 된 상황이어서 관련 조사를 진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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