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혐의·법리 다툼의 여지 있어"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
특검, 이번 주 박 전 장관 추가 소환…김건희 청탁 관련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을 면했다. 추 의원 구속기소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내란 특별검사(특검)는 수사 기한 막판에 자존심을 또 한번 구기게 됐다.
특검은 추 의원 관련 보강수사를 거친 뒤 그의 기소 여부를 판단함과 동시에, 마지막 '내란주요임무종사자'로 지목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수사로 자존심 회복에 집중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본건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면밀하고 충실한 법정 공방을 거친 뒤 그에 합당한 판단 및 처벌을 하도록 함이 타당하다"며 3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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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12.03 choipix16@newspim.com |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피의자 주거, 경력, 수사 진행 경과 및 출석 상황, 관련 증거들의 수집 정도 등을 볼 때 피의자에게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 등으로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박지영 특검보가 전날 "국민의 기본권이 침탈되고 국회가 군에 의해 사실상 처참하게 짓밟히는 상황에서 추 의원이 여당 원내대표로서 마땅히 할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게 '사안의 중대성'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신병확보를 할 만큼 혐의를 소명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는 만큼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특검은 추 의원의 혐의 보강을 진행한 뒤 수사 기한 만료 전 그를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의 신병확보에 실패한 특검의 마지막 주요 수사 대상자는 박 전 장관이 될 전망이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열어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킬 것을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은 박 전 장관에 대해 두 번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하면서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이후 특검은 박 전 장관 혐의 보강수사에 집중해 왔고, 이 과정에서 박 전 장관이 김건희 여사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동기 중 하나이며, 박 전 장관도 이에 동조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특검은 이번 주 중 박 전 장관을 추가로 소환해 관련 부분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외에 특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미임명·지명 의혹,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내란선동 의혹, 한국정책방송원(KTV)의 내란선전 의혹 등 잔여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수사 기한 만료까지 약 열흘을 남겨둔 특검은 추 의원과 박 전 장관 처분 방향을 결정하고, 한 전 총리 등 남은 사건도 최대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이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이후 국가수사본부로 넘어가게 된다.
한편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권에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포함한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추 의원 영장이 기각되면 그 화살은 조희대 사법부로 향할 것이다. '조희대 사법부를 이대로 지켜볼 수 없다'며 내란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 요구가 봇물 터지듯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