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를 없애고 사람 자른 전례…앞으로 부처 이름 바꿔서 장관도 해임 가능"
"민주당은 상상할 수 없는 일까지 하는 집단…취임 사흘 만 탄핵도 기록"
"오늘 나는 숙청되지만, 또 다른 수십만 이진숙이 저항할 것"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공포로 자동 면직을 앞둔 가운데, 30일 퇴근길에 취재진 앞에서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이진숙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법치는 오늘 죽었다"며 "법대로 되지 않으면 법을 바꿔서 사람을 제거할 수 있는 선례가 만들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모든 관례는 첫 번째부터 시작되는데, 이번 사안은 대한민국에서 무법치의 새로운 관례가 생긴 것"이라며 "이번에 이진숙이라는 사람이 못마땅해서 잘라내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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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9일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현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국회가 의결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설치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사진=양태훈 기자] |
나아가 "앞으로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처 이름을 바꿔서 자를 수도 있다"며 "여성가족부 장관이 마음에 안 들면 여성행복가족부로 바꿔 자를 수 있는 첫 사례가 이번에 만들어졌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민주당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며 "취임 사흘 만에 탄핵을 했고, 또 법을 바꿔 방통위를 없애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라는 새 기관을 만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오늘 나는 숙청되지만 이런 일을 참지 못하는 또 다른 이진숙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수십만, 수백만의 또 다른 이진숙이 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법적 대응과 관련해 "헌법소원이나 가처분 신청이 준비되고 있다"며 "결과에 대한 인정 여부는 가정적인 질문이므로 그때 가서 답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퇴임 소감에 대해서는 "내 경험이 미국과 중동에서 주로 쌓였는데, '영웅을 만드는 나라 미국'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적 있다"며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을 수도 이름, 대학, 기념비 등에 남겼지만 우리는 아직도 조선시대 영웅인 세종대왕과 이순신만 받든다. 이제는 현대 대한민국의 영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관보 게재 절차를 거쳐 10월 1일 공포돼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2008년 출범한 방통위는 1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