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태도 너무 오만해"...러 자금줄 역할 중단 촉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이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 중단 압박 수위를 높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디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27일(현지시간) 나바로는 블룸버그통신 TV에 출연해 "나는 우크라 전쟁을 (인도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의 전쟁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평화로 가는 길은 부분적으로 뉴델리를 통해 열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도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는 이날부터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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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하는 데 대한 징벌적 조치로, 이달 초 이미 부과했던 25% 관세를 두 배로 높인 것이다.
나바로는 인도가 "할인된 가격에"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면서 "러시아가 받은 돈으로 전쟁 기계를 돌려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을 살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무기와 자금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이어져 미국의 자원도 소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모든 사람이 인도의 행동 때문에 손해를 본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손해를 보고, 노동자들은 일자리와 공장, 소득, 높은 임금을 잃는다. 그리고 납세자들은 모디의 전쟁에 자금을 대야 하니 결국 피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50% 관세는 인도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55% 이상에 적용된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전자제품과 의약품 등 주요 품목은 당장은 제외되지만, 섬유와 보석류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대(對)인도 관세 인상은 미국과 인도 간 몇 달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단행됐다.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와 가장 먼저 관세 협상에 나선 국가 중 하나였지만, 미국은 농업 등 핵심 분야에서 인도의 높은 관세와 보호주의 정책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나바로는 "내가 우려하는 건 인도 측의 태도가 너무 오만하다는 점"이라며 "그들은 '우리는 높은 관세가 없다. 이건 우리의 주권이다. 원유를 누구에게서 사든 자유다'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도를 향해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라"고 비판했다.
나바로의 발언은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자국 내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조치를 "부당하다"고 반박해 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