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7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 감소...8~9월에도 수입 둔화 전망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주인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정상 회담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보복성 관세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계속해서 인도에 원유를 수출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로만 바부쉬킨 주인도 러시아대사관 대사대리는 "(우리는) 매우 특별한 체계를 갖고 있다"며 인도에 수출하는 (러시아산) 원유량을 계속해서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대리는 "러시아산 원유는 경쟁력이 높아 다른 대안이 없다"며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를 사지 말라고 하는 압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조만간 인도·중국과 3국 정상회담을 갖기를 바란다고도 전했다.
인도는 최근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자 러시아·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19일 인도를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회담했고, 이달 31일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3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휴전하라는 압박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고 있고, 중국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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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작년 10월 22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의 비공식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인도의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 폭 축소로 일부 정유업체가 구매를 줄인 것과 인도의 연료 수요가 우기를 맞아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7월 하루 15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월 대비 24.5%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인도의 원유 수입량은 202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1~7월 인도의 일평균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6% 감소한 173만 배럴로 집계됐다.
업계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앞으로 더욱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비난하며 고율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인도 국영 정유회사들이 이달과 다음 달 러시아산 원유 대신 중동과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릴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의 지난달 전체 원유 수입 중 중동 국가가 주축을 이루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점유율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7월 인도의 일평균 미국산 원유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