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경기·인천 권리당원 투표 연기
8월2일 서울·강원·제주 경선과 통합
후보 유불리, 당 내서도 의견 엇갈려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0년 만의 폭우로 전국적인 수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8·2 전당대회 순회경선을 통합해 치르기로 결정해 당내 분위기가 요동치고 있다. 당 일각에선 호남과 영남 순회경선에서 권리당원 당심 과반을 챙긴 정청래 후보 측이 승기를 굳힐 거라는 분석과 뒤처져 있는 박찬대 후보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6일과 27일 각각 예정됐던 호남권과 경기·인천권 권리당원 현장투표를 다음달 2일에 한 번에 치르는 '원샷 경선'을 하기로 했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서울·강원·제주 경선과 통합한 뒤 이날 발표되는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를 합산해 최종 결과를 당일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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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박찬대(기호순)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2025.07.20 pangbin@newspim.com |
앞서 충청권과 영남권에서는 정 후보가 각각 62.77%와 62.55%를 각각 기록하며 박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박 후보는 37.23%와 37.45%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양일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가 62.65%로, 박 후보(37.35%)를 25.3%포인트(p) 차이로 앞질렀다.
이번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 대의원 15% 비율로 경선한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당심에서는 정 후보가 조금 더 앞서고, 대의원 표심은 박 후보가 앞선다고 봤다. 하지만 정작 투표함을 열고 보니 중원인 충청과 험지인 영남 모두 정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심을 가져가면서 박 후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당이 수해복구에 나서며 호남권과 경기·인천권 경선 일정을 순연한 것이 박 후보에게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온다.
당 초선 의원은 "정 후보는 지난 대선 때부터 호남을 돌아다니며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번에 출마 선언도 아주 빨리 했다"며 "준비도 출발도 늦은 박 후보 입장에서 2주일의 시간을 번 것은 도움이 됐지 불이익은 아닐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골목골목선대위 광주·전남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약 두달 가량 머물렀다. 박 후보도 전당대회 출마 선언 직전 '호남살이'를 시작했지만 정 후보에 비해 시기적으로 늦었고 기간도 짧아 얼굴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다만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호남과 수도권에 몰려 있어 아직은 결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의 권리당원은 전체의 33%가 집중돼 있고, 수도권에는 약 42%가 몰려있다. 정 후보 입장에서는 방심을 할 수가 없고 박 후보는 낙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민주당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당심에서 큰 차이가 나면 일반 국민들과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정 후보가 이기는 분위기가 굳어지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다만 그는 "선거라는 것은 결국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고 남은 지역들에 권리당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니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서 "전략 실패지점이 어떤 부분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당원들이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고 정 후보와 어떤 차별성을 보여야 하는지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쫓아가는 사람은 시간이 늘어날수록 기회가 생기니 잘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pc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