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정청래가 앞서…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당내 의견 엇갈려…"정청래 선점 효과" vs "뒤집기 쉽지 않아"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초반 판세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이 앞서는 가운데, 박찬대 의원이 추격해 나가는 모양새다. 두 의원 모두 초반부터 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 '전력 투구'를 하며 기반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박 의원보다 훨씬 앞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 대선에서도 호남 지역을 맡아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위해 힘쓰며 지역에서 얼굴을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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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정청래·박찬대 의원 등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7.02 pangbin@newspim.com |
정 의원은 당시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광주·전남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 당시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보다 호남에서 더 오랜 기간을 머무르며 이 대통령 당선을 위해 힘 썼는데, 이때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차기 당권 준비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당대표 선거 출마 직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보다 조금 늦은 시점인 지난 23일 출마 선언을 했다. 다만, 출마 선언 이전부터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의 대선 해단식 성격의 모임 자리를 방문하는 등 출마 전부터 호남에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의 격차는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1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2.1%)를 보면, '누가 민주당 대표가 되는 게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 의원이 32%, 박 의원이 28%였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457명, 표본오차 ±4.6%포인트)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는 정 의원이 47%, 박 의원이 38%였다.
박 의원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호남 구애'를 시작했다. 지난 5일부터 전북과 전남 지역을 돌아다니며 현지 마을회관에서 먹고 자는 '호남 살이'에 돌입했다. 여수 등지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며 당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호남에서 진행한 한 토크 콘서트에서 여론조사 격차에 대해 "출마를 늦게 결정했지만,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응답한 정치를 위해 나섰다"며 "7월 10일 후보 등록 이후 경선이 본격화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55% 대의원 15%, 일반국민 30% 비율로 정해진다. 권리당원 비율이 가장 높다. 특히 호남은 전체 권리당원의 약 33%가 몰려있어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정 의원과 박 의원 모두가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극초반보다 조금씩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는 당내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대선 기간 호남에 머물렀고, 출마 선언도 일찍 했기에 일종의 '선점 효과'를 누린 측면이 없잖아 있다"며 "박 의원도 이를 의식해 호남에서 숙식까지 하며 당원들에게 진정성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 의원이 보다 예전부터 호남에 공을 들였던 만큼 박 의원이 이 격차를 뒤집기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정 의원은 당원들에게 할 말을 시원시원하게 잘 하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법제사법위원장을 하면서도 권리당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잘 심어 놓은데다가 당대표 출마도 일찍부터 준비해서 격차를 뒤집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c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