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2000달러 터치…이더리움도 6% 급등
ETF 자금 150억 달러 '폭풍 유입'…실수요 기반 상승
13만달러 콜옵션 매수 증가…시장 '강세 베팅' 확산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10일(현지시간) 약 한 달 반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진 조정 국면을 뚫고 나온 이번 상승은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Fed) 압박, 계절적 강세장이 맞물리며 촉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시간 10일 오후 8시 1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90% 오른 11만927.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비트코인 가격은 일시 11만2000달러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앞서 사상 최고가는 지난 5월 22일 기록한 11만1900달러대였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 역시 이날 6% 넘게 급등하며 2,779.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2800달러도 넘어섰으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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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미지.[사진=로이터 뉴스핌] |
◆ ETF 자금 150억 달러 '폭풍 유입'…실수요 기반 상승
비트코인의 상승 배경에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그리고 13만 달러 콜옵션 매수 증가 등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10x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4월 중순 이후 약 150억 달러(약 20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5월 중순부터 비트코인이 횡보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ETF 매수세는 단 하루도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수요 기반 상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도 투자 심리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현 기준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300bp(1bp=0.01%포인트)나 높다"며 금리 인하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연준 내부에서도 "이르면 이달 중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소수 의견과 "연내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엇갈리며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 13만달러 콜옵션 매수 증가…시장 '강세 베팅' 확산
시장에서는 파생상품을 통한 강세 베팅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최근 트레이더들이13만 달러(1억7,859만원) 행사가의 콜(매수)옵션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콜옵션은 자산 가격이 해당 수준을 넘을 것이라는 강세 베팅을 의미하며, 이는 향후 비트코인이 13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형성돼 있다는 신호다.
비트코인 상승에는 계절적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2년간 7월 한 달 동안 8번 상승했으며, 평균 상승률은 7%를 넘는다. 특히 ETF 유입과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이번 7월은 예년보다 강한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10x리서치의 마커스 틸렌 창립자는 "7월의 강한 계절성에 더해, 향후 발표될 거시지표와 정책 변화에서 나올 수 있는 추가 상승 촉매까지 고려할 때, 현재 시장은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큰 구조적 배경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은 내주 개최될 '크립토 위크'(Crypto Week)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7월 14일부터의 한 주를 크립토 위크로 지정하고, 암호화폐 업계를 위한 주요 입법 세 건을 하원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크립토 위크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협회 대표 서머 머싱거는 "지난 4년간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마다 '무등록 증권' 시비에 시달렸다"며 "이제는 명확한 법적 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