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을 찬성하지만, 그 이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양국 협상이 먼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종전은 물론, 잠정적 휴전안에 대해서도 입장이 극단적으로 달라 미국이 빠진 상황에서 양자간 이견을 좁히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직접 협상을 통한 결과물 산출이라는 조건은 협상을 지연 또는 좌초시키려는 전술 아니냐는 비판적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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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3국 정상들의) 고위급 접촉을 지지한다고 거듭 말했다"며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준비가 필요하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대표단 간 직접 협상을 통해 먼저 성과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성과가 달성되면 자연스럽게 고위급 접촉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이 다음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두 번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접촉을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대표단이 이스탄불로 간다고 알리고자 한다"며 "월요일(6월 2일) 아침에 2차 협상을 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차 협상에서 러시아 측의 제안서가 제시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스탄불 협상장에서 휴전 조건과 러시아의 입장 등을 담은 제안서를 제시하고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정리한 문서를 준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 같은 러시아 입장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이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와 푸틴, 젤렌스키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회담 장소도 교황이 있는 바티칸과 스위스 등을 거론했다.
제안서와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 측은 미리 제안서를 교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는 이미 우리의 제안서를 받았다"며 러시아가 열흘 동안 숙고 끝에 제안서를 마무리했다면 즉시 우리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다음 회담을 무산시키지 말고, 사전에 합의한 대로 즉시 문서를 보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