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의사 지시 없이 불법적으로 환자를 약 1500시간 동안 격리한 정신병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29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A시 B병원장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A시 C구 보건소장에게는 B병원에 보건복지부 '격리·강박 지침'을 준수해 환자를 격리·강박하고 내용을 사실대로 기록하도록 지도·감독하고, 의료법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하도록 했다.
병원장 B씨에게는 ▲환자 격리·강박시 혈압 등 활력징후 주기적 체크 ▲격리·강박 연장 필요시 다학제 평가 실시하는 등 보건복지부 지침 준수 ▲야간시간대 의료인 공백 발생 방지 ▲진료기록 허위작성과 야간시간 의료인 부재 초래한 수간호사 자체 징계 ▲간호사 직무교육 및 보호사 대상 별도 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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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뉴스핌DB] ace@newspim.com |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정신의료기관 격리·강박 과정에 대해 해당 병원을 포함해 20개 정신의료기관을 방문조사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병원의 진료 기록이 허위로 작성된 정황을 확인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병원에 대한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정신의료기관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1인 1회 최장 격리 시간은 1151시간이었다. 그런데 인권위 직권조사 대상병원 중에서 1인 1회 최대 격리 시간은 1532시간을 기록했다.
B병원은 해당 피해자에 대해 1494시간을 의사 지시 없이 격리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외에도 B 병원에서 유사한 피해를 입은 환자는 21명이다. 인권위는 B병원이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를 위반하고, 헌법 제12조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병원 간호사들은 다학제 평가 없이 환자를 12시간동안 사지를 강박하면서도 혈압 등 활력 징후를 단 1회만 확인했으나 13회 확인한 것으로 진료기록을 허위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병원에서 지난 2023년 12월 새벽, 보호사 한 명이 혼자 근무하다가 다른 환자 한 명을 폭행한 일이 발생했음에도 근무조 강화 등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고발과 권고를 통해 정신의료기관의 입원환자에 대한 불법 격리와 강박에 대한 획기적인 조치가 수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