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완 검사 "적법절차 준수해 수사한 뒤 공소제기"
국회 측 "2013년 이미 확인된 내용…파면 효과 크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탄핵이 소추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심판 절차가 본격화했다.
헌법재판소는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안 검사의 탄핵심판에 대한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이뤄진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4.02.20 choipix16@newspim.com |
변론기일은 청구인 측이 소추 사실 요지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피청구인인 안 검사 측의 의견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에는 변론준비기일 결과를 상정하고 변론기일 전까지 제출된 의견서 확인했으며, 쟁점에 관한 주장과 의견 및 구체적 진술이 이어졌다.
국회 측은 "안 검사는 검사의 독점적 권한인 공소권을 남용해 대법원의 공소권 남용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상고 행위에 가담했다"며 "그는 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정치적 중립 지켜야 하는 등 직무집행에 있어 구 검찰청법 등 법률을 위배했으므로 탄핵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 측은 "이 사건은 직접 인지한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고발로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안 검사는 본인에게 배당된 고발 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라며 "국회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검찰 조직의 이익과 조직 차원의 복수를 위해 공소권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 검사는 "해당 사건을 배당받고 검토해보니 피의자의 허위진술로 주요진술이 왜곡되는 등 이전 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기소하게 됐다"며 "적법절차를 모두 준수했고, 오로지 법과원칙에 따라 수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사건 처리가 보복기소라는 것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의혹 제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법적 판단에 따라 공소제기한 것이 탄핵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면 과연 어느 검사가 소신있게 업무를 처리할지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국회 측은 "안 검사가 말하는 사정 변경은 2013년 당시 수사에서 확인된 내용으로 공소장에 명확하게 적시돼 있다"며 "이 부분이 유씨를 기소해야 했다는 내용이었다면, 당시 검사들이 기소안했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검사가 유씨에 대해 수사한 내용을 보면 기소유예 사건과 거의 동일할 뿐더러 외국환거래 액수는 더 줄었다"며 "재기수사를 해서 기소해야할만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회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재는 대통령을 제외한 탄핵은 경미한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파면할 수 있다고 했다"며 "결국 법위반 행위의 중대성과 파면효과 등 사정을 고려해야 하는데 안 검사의 파면은 효과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내달 12일 오후 2시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양측의 최종 의견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이번 탄핵 소추의 쟁점은 안 검사가 유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행위, 또 안 검사의 기소가 공소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행위 등이다.
공무원의 직권남용 금지와 성실한 직무 수행 등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형법 제123조, 구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 여부, 그리고 법률 위반이 있었다면 그를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지도 쟁점이다.
앞서 화교 출신 탈북민인 유씨는 북한에 불법 송금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당시 사건을 맡았던 동부지검은 그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후 서울시 공무원으로 취업했던 유씨는 동생을 통해 국내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겨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됐으나 2014년 2월 항소심 재판 도중 국가정보원이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고 다음 해 유씨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하지만 국정원의 증거 조작 정황이 드러난 지 3개월 만인 2014년 5월 서울중앙지검은 유씨가 화교임에도 탈북자라고 속여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고 정착금을 받았다는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더해, 4년 전 동부지검이 기소유예 처분했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에 당시 국정원 증거 조작에 연루된 검사들이 징계받은 것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검찰이 유씨를 보복기소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은 2021년 유씨의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 기각으로 판결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국회 측 주장은 대법원이 인정한 안 검사의 공소권 남용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유씨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피고인 신분을 유지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는 것이다.
반면 안 검사 측은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는 등 사정 변경이 있어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검사 측은 당시 기소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한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이번 탄핵 심판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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