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음성적 거래 암암리 확산, 예비용만은 아닐 것"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2009년 5만원권 최초 발행 이래 시장에 풀린 227조원 중 장롱에 잠든 돈이 1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예비용'으로 5만원권을 보관한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소득을 숨겨 탈세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받은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2020년 7월까지 5만원권 발행액은 227조9801억원, 환수액은 112조423억원으로 환수율이 49.1%에 그쳤다. 5만원권 23억장이 장롱에 있는 셈이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달 3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다운계약 등 음성적 거래가 암암리에 확산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낮은 환수율이 단순히 현금보유성향의 증가 때문 만이라 해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6.17 leehs@newspim.com |
2009년 발행 첫해를 제외하면 5만원권 환수율은 2014년 25.8%로 최저, 2012년 61.7%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도별 환수율은 2009년 7.3%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13년 48.6% ▲2014년 25.8%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2015년 40.1%를 시작으로 ▲2016년 49.9% ▲2017년 57.8% ▲2018년 67.4%로 다시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 1~7월 5만원권 환수율은 31.1%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동 기간 대비 발행액은 15조 3천억원으로 최대, 환수액은 4조 8천억원으로 최저치임을 감안하면 올해 5만원권 환수율은 유독 저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최고액권 100달러 환수율은 ▲2015년 79.4% ▲2016년 77.6% ▲2017년 73.9% ▲2018년 75.2% ▲2019년 77.6%로 70%대를 웃돌았다.
유로존 최고액권 화폐 500유로는 ▲2015년 95.8% ▲2016년 151.0% ▲2017년 117.8% ▲2018년 94.5%로 환수율이 90%를 넘겼다. 다만 500 유로권 지폐는 검은돈 거래에 자주 이용돼왔다는 의혹 제기에 지난해부터 발행이 중지됐다.
한국은행은 환수되지 않은 5만원권에 대해 "시중에서 거래적 수요 또는 예비적 목적으로 각 경제주체들(금융기관, 기업, 개인 등)이 보유하게 되는 화폐발행잔액"이라 설명했다.
with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