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약중독자의 고백(51)] "교도소에 몰래 필로폰 반입해 즐겼다"

기사입력 : 2019년07월22일 13:33

최종수정 : 2019년07월22일 13:33

고등학교 퇴학 후 들어간 부산 지역 조직폭력배..손에 쥔 백색가루
조직폭력배 지시로 마약에 취해 성폭행 후 인질극까지
야쿠자와 형제관계 맺고 신주쿠서 마약 제조 기술 습득
한 목사님 인연으로 단약의 길 걸어.."마약, 죽음으로 가는 길"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김경훈(가명)씨는 중학교를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할 정도로 촉망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김 씨의 어머니가 암으로 숨지고 새어머니가 집으로 오면서 김 씨는 조금씩 일탈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씨는 담배와 술을 배웠고 온갖 범죄를 저질렀다.

고등학교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김 씨는 학교에서 퇴학 통보를 받고 부산 지역 한 조직폭력배에 몸을 담는다. 조직 형님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 티도 벗지 못한 김 씨에게 하얀 가루와 주사기를 건넸다. 필로폰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심지어 김 씨는 “기백을 길러야 한다”는 조직 형님들의 말에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소년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운동을 몸이 다져진 김 씨는 걸핏하면 소년 교도소 직원을 폭행하거나, 상담 선생님을 인질로 잡고 난동을 부렸다. 이 사건으로 김 씨는 1년 동안 독방에 수감됐고 교도관들로부터 지독한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다.

교도소를 출소하는 날, 조직 형님들은 김 씨를 마중 나왔다. 마치 영웅의 귀환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향한 곳은 부산 지역 으슥한 골목길에 있는 술집이었다. 인적이 드문 이곳에는 알 수 없는 약품 냄새가 진동했다. 조직 형님들은 김 씨에게 ‘이곳이 필로폰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곳에서 조직 형님들과 회포를 풀었다. 단 한 번의 즐거움은 두 번, 세 번으로 늘었고 김 씨는 금방 중독자로 전락했다. 마약에 취한 김 씨는 반대 세력 조직폭력배들을 찾아다니며 흉기를 휘두르거나 나체 상태로 부산 번화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필로폰을 투약한 김 씨는 한 건물 옥상에서 흉기로 위협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급기야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질을 놓아주면 즉각 필로폰을 주겠다”고 제안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사이 건물 옥상에 접근한 진압팀이 가스총을 발사해 가까스로 김 씨를 체포했다.

다시 수감된 교도소. 김 씨는 이곳에서 한 마약 제조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김 씨를 꼬셔 교도소에서 필로폰을 즐길 방법을 찾게 된다. 둘은 교도관 한 명을 구워 삶아 매월 800만원을 상납하는 조건으로 교도소 내에서 필로폰을 반입한다. 하지만 이 사실이 곧 수사기관과 언론에 알려지면서 김 씨는 다른 교도소로 이감됐다.

지독한 생활을 가까스로 마친 김 씨의 출소 날, 마찬가지로 조직 형님들이 김 씨를 마중 나왔다. 이후 김 씨는 일본 야쿠자와 형제 관계를 맺는 혈서를 쓰고 일본 신주쿠로 넘어갔다. 이곳에서 마약 제조 기술을 익힌 김 씨는 무서울 것 없는 사람처럼 매일 마약을 투약한다. 단 하루라도 마약을 하지 않으면 자해할 정도로 심각한 금단증상이 그를 따라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씨는 다시 경찰에 체포됐다. 마약 전과만 무려 7범이었다. 다행히 공주치료감호소 마약 병동으로 간 김 씨는 처음으로 중독 치료를 받게 됐다. 처음으로 단약(마약을 끊는 일)이라는 단어도 들어봤고 약물로 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김 씨는 이곳에서 알게 된 한 목사님을 만난 후 본격적인 단약의 길을 걷게 된다.

목사님은 김 씨에게 자신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악기사였고 또 마약 중독자였다고 소개했다. 김 씨는 청와대에 있었던 사람이 마약 중독자였다는 사실도 놀랐지만, 중독에서 벗어나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매일 성경에 파묻혀 살던 김 씨는 그때부터 반성과 후회의 나날의 시간을 보냈다.

무려 17년 동안 마약 중독자로 살았던 김 씨는 현재 몸 곳곳에서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신세가 됐다. 금단증상으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마약을 모두 잊었다고 생각할 때면 마약은 다시 김 씨를 유혹해왔다. 그때마다 목사님을 생각하며 김 씨는 유혹을 견뎌내고 있다.

다행히도 김 씨는 현재 다른 마약 중독자들을 돕기 위해 약물상담전문가 과정을 밟고 있다. 신이나 가족, 친구들의 도움 없이는 결코 마약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마약을 사랑했던 김 씨의 방 가장 잘 보이는 벽면에는 이제 ‘마약, 한 번 하면 죽음의 길로 간다’는 자필 문구가 적힌 큰 종이가 붙어 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