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약중독자의 고백㊼] "필로폰 별 것 있어?"..덫에 걸린 중독자

기사입력 : 2019년07월15일 15:46

최종수정 : 2019년07월15일 15:46

직장 동료의 '대마초 권유' 잘못된 선택에 무너진 젊은 시절
필로폰 손 댄 후 시작된 지옥..14년 중형 선고 후 교도소 수감
"가족, 사랑, 봉사, 나눔..마약보다 더 좋은 것 찾겠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전라도의 작은 섬마을에서 태어난 김정모(가명)씨는 15살이 되던 해에 서울로 올라왔다. 집은 가난했고 부모님은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 씨는 학업 대신 일자리를 찾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았다. 김 씨는 당시 ‘서울에서는 숨 쉬는 것조차 돈이 든다’고 생각했다.

김 씨는 결국 부모님 지인에게 부탁해 경기도에 있는 작은 공장에 취업했다. 적지만 매달 받는 월급 대부분은 부모님에게 부쳤다. 대신 김 씨는 굶거나 물로 배를 채우면서 온 가족이 다시 모여 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외롭고 힘든 공장 생활이었지만, 동료들은 김 씨를 동생처럼 잘 대해 줬다. 특히 최택연(가명)씨는 김 씨에게 친형과 다름없었다. 굶고 다니는 김 씨에게 밥을 사주거나 간식을 몰래 빼돌려주기도 했다. 둘은 곧 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악마의 유혹은 김 씨에게 손을 뻗치고 있었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그러던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최 씨가 바람을 쐬러 가자며 김 씨를 따로 불러냈다. 식당 근처 으슥한 골목으로 간 최 씨는 김 씨에게 담배 한 대를 꺼내 건넸다. 김 씨는 평소처럼 담배를 입에 물고 한 모금 깊게 빨아들였다. 그런데 김 씨가 알던 담배 냄새와 맛이 아니었다.

“담배가 맞느냐”는 김 씨의 물음에 최 씨는 웃으며 “대마초니까 한 번 펴봐”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김 씨는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대마초를 최 씨에게 다시 건넸다. 하지만 최 씨는 집요했다. “익숙해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김 씨를 유혹했다.

한 대, 두 대 피우던 김 씨는 곧 습관처럼 대마초를 피우는 중독자가 됐다. 대마초가 늘수록 김 씨는 심각한 두통에 시달렸고 신경질을 내거나 무기력함에 빠졌다. 대마초에 손댄 이후로 동료들과 다툼도 잦아졌다. 불쾌감이 계속될수록 대마초를 피우는 시간도 늘었다.

최 씨는 김 씨가 말만 하면 언제든지 대마초를 얻어줬다. 김 씨는 완벽히 마약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김 씨와 최 씨는 곧 다른 약물에도 손을 대게 됐다. 김 씨는 마약에 빠진 이후 집에는 적당히 둘러댄 후 월급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모두 마약을 사는 데 탕진했다. 둘은 곧 마약을 투약하는 것을 넘어 급기야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 씨가 접한 가장 무서운 마약은 역시 ‘필로폰’이었다. 처음 필로폰을 봤을 때 김 씨는 코웃음을 쳤다. 별 것 아닌 평범한 백색 가루로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최 씨는 극심한 주사기 공포증 때문에 필로폰은 늦은 나이에 투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중독자들을 통해 필로폰을 술에 타서 마시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안 뒤로 진짜 지옥이 시작됐다.

김 씨는 곧 마약을 투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환청을 듣거나 환각 상태에 빠져들었다. 사소한 이유로 사람들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결국 다니던 공장까지 그만두고 마약값을 벌기 위해 마약을 팔거나 일명 아리랑 치기를 하는 ‘범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마약에 취해 아리랑 치기를 하던 김 씨는 인근에 잠복해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는 초범이라는 점이 참작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크게 한탕 챙기고 손을 털려던 김 씨는 결국 차가운 교도소로 들어가야만 했다. 무려 14년의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출소를 2년 앞둔 김 씨는 흘러간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를 마약에 빠져 보냈다는 사실이 김 씨는 가장 후회스럽다. 이제 김 씨 주변에는 단 한 명의 친구도 남아 있지 않다. 가족만이 김 씨의 곁을 지킬 뿐이다. 교도소로 면회를 오는 부모님은 “못 배운 부모 때문에 자식이 이렇게 됐다”며 늘 눈물을 흘리셨다.

후회의 시간을 보낸 김 씨는 자신의 처지를 두고 더는 남 탓을 하지 않는다. 그저 쉽게 유혹에 빠진, 절제하지 못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씨는 이제 사랑, 나눔, 배려, 그리고 가족, 마약보다 더 좋은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마약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다 접어두고 尹대통령 만나겠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과 관련해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조율도 해야하는데 그조차도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거 정리하느라 시간 보내기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4.26 pangbin@newspim.com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이런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들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 실무회담은 전날에도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사전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의제 조율이 지지부진하자 이를 접어두고 일단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은 금명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ycy1486@newspim.com 2024-04-26 09: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