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전문] 방시혁 서울대 졸업식 축사..."분노로 부조리 바꿔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서울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 연사로 나섰다.

2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방시혁 대표. 2019.02.26. sunjay@newspim.com

방 대표는 축사에서 "오늘의 저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것은 다름 아닌 '화(火)'였다"면서 "적당히 일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그러면서 "음악 산업의 불합리, 부조리에 대한 분노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화내고 싸워서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 구현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한 단계씩 변화가 체감될 때마다 저는 행복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방시혁 대표 축사 전문이다.

 <전문>

존경하는 오세정 총장님, 교수님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졸업생 여러분들과 가족, 친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음악프로듀서인 방시혁입니다. 오늘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졸업식장을 가득 메운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한들 지루한 ‘꼰대의 이야기’가 될 게 뻔하고, 삐딱하게 보려면 방탄소년단이 성공했다고 잘난 척 하는 걸로 비칠 수 있어서 말이죠.

그런데 요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방탄소년단이 핫한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랑도 좀 하고, 제 삶의 여정에서 여러분과 맞닿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학력고사 세대인 저는 법대를 가고 싶었지만 뭔가 쿨할 것처럼 보였던 미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에 이끌리듯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2001년부터 직업프로듀서의 삶을 시작해 JYP에서 일하다, 독립해 지금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음악프로듀서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큰 그름일 그리는 야망가도 아니고 원대한 꿈을 꾸는 사람도 아닙니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어쨌든 저는 지금 꽤나 성공했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에서 2년연속 톱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4만석 규모의 뉴욕 시티필드 공연을 매진시켰습니다. 불과 2주 전에는 그래미 어워드에도 시상자로 초청받아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세우며 과분하게도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인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아직 공식 데뷔 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 회사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계 혁신의 아이콘이자 유니콘 기업으로 커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축사에서 어떤 말씀을 드릴까 고민하면서 오늘의 저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화. 즉 분노였습니다.

여러분 저는 화를 많이 내는 사람입니다. 오늘의 빅히트가 있기까지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분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분노하는 방시혁이었습니다. 적당히 일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으로 타협없이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왔습니다. 제가 태생적으로 그런 사람이기도 했지만 음악으로 위로를 받고 감동을 느끼는 팬들과의 약속, 절대 배신할 수 없는 약속이었기에 그래왔습니다.

그렇게 음악 산업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달려오는 동안에도 제게는 분노해야 할 것들이 참 많앗습니다. 이 산업이 처한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았고 저는 그것들에 분노하고 불행했습니다.

작곡가로 시작해 음악 산업에 종사한 지 18년째인데 음악이 좋아서 이 업에 뛰어든 동료와 후배들은 여전히 현실에 좌절하고 힘들어합니다.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관행, 그리고 사회적 저평가 등. 그로 인해 업계 종사자들은 어디 가서 음악 산업에 종사한다고 이야기하길 부끄러워합니다. 단적으로, 여러분도 “게임회사는 가더라도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든 낙지 마라”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의 고객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K-pop이라는 콘텐츠를 사랑하고 이를 세계화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팬들은 지금도 ‘빠순이’로 불립니다. 아이돌 음악을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말하지도 못합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며 전 세계 팬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는 우리 아티스트들은 근거없는 익명의 비난에 절망합니다. 우리 피,땀, 눈물의 결실인 콘텐츠는 부당하게 유통돼 부도덕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분노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저는 혁명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의 행복과 음악산업의 불합리, 부조리에 대한 분노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꼰대들에게 지적할 거고, 어느 순간 제가 꼰대가 돼 있다면 제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엄하게 스스로를 꾸짖을 겁니다.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싸워서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 구현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 산업이 상식이 통하는 동네가 되어 간다면 한단계 한단계 변화가 체감될 때마다 저는 행복을 느낄겁니다. 분노의 화신인 제가 행복을 이야기하니 모순처럼 들리죠. 그러나 저도 행복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는 행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특히 우리의 고객인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여기 덧붙여 산업적으로는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그래서 그 변화를 저와 우리 빅히트가 이뤄낼 때 저는 가장 행복합니다.

여러분은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종일 학업과 업무에 시달리던 고단한 몸을 따듯한 샤워로 달래고, 뽀송뽀송한 이불 속에 들어갈 때... 행복하지 않나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행복한 것들도 있지만 행복한 상황도 있을 겁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려면 여러분 스스로가 어떨 때 행복한지 먼저 정의를 내려보고 그러한 상황과 상태에 여러분을 놓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겁니다.

누구에게 취업걱정 노후걱정없느 공무원의 삶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포브스에 나오는 전 세계 몇 대 부자들처럼 돈을 많이 버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명예와 권세를 누려야 행복한 사람은 당연히 명예와 권세를 좇아야 겠지요. 문제는 자신이 정의한 것이 아닌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고 그래서 결국은 좌절하고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아닐까요. 절대 그러지 마세요. 그것은 여러분의 리듬, 여러분의 스웩이 아닙니다.

사회에 나가면서 여러분이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이 무엇이든, 앞으로의 여정에는 무수한 부조리와 몰상식이 존재할 겁니다. 이런 부조리와 몰상식이 행복을 좇는 여러분의 노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건가요.

분노의 화신 방시혁처럼 여러분도 분노하고 맞서 싸우기를 당부합니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래야 이 사회가 변화합니다. 모든 것은 여러분 스스로에게 달려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소소한 일상의 싸움꾼이 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두서 없는 저의 축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대학이라는 일생에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과정을 잘 마무리하신 여러분 모두를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될 인생의 다음 단계들을 행복 속에 잘 살아내 10년 후 20년 후에 내가 제법 잘살아왔구나 라고 자평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제 묘비에 "분노의 화신 방시혁, 행복하게 살다감"이라고 적히면 좋겠습니다. 상식이 통하고 음악콘텐츠가 정당한 평가를 받는 그날까지 저 또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갈 겁니다. 격하게 분노하고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여러분만의 행복을 정의하고 잘 찾아서 여러분다운 멋진 인생을 사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02.26.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sunjay@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승엽, 요미우리 코치로 새출발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이번에는 한국이 아닌 일본프로야구(NPB) 도쿄돔이다. 지난 13일 이승엽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안 좋았던 건 가슴속에 다 묻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많이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짧지만 묵직한 소회를 밝혔다. 두산 베어스 감독직 사퇴 이후 반년 만에 전해진 행선지는 친정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1군 타격 코치다. 이승엽 감독. [사진=두산] 지난 2년은 부침이 심했다. 2023년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부임하며 화려하게 현장에 복귀했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성적 부진의 압박이 그를 자진 사퇴로 몰아넣었다. 그가 복귀지로 요미우리를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요미우리는 그가 2006년 일본 이적 첫해 41홈런을 터뜨리며 정점에 섰던 곳이다. 동시에 아베 신노스케 현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야구의 기본'과 '성실함'의 가치를 공유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아베 감독이 그를 영입하며 강조한 단어는 '연습벌레'였다. 화려한 기술 전수보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철저한 자기 관리를 선수들에게 이식해달라는 주문이다.   fineview@newspim.com 2026-01-14 09:13
사진
'케데헌', 美 골든글로브 2관왕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미국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케데헌'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비롯해 극중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Golden)'이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애니메이션 작품상(장편 애니메이션)을 받은 크리스 애펠한스(왼쪽) 공동 연출자, 메기 강 감독(가운데) 등.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1.12 alice09@newspim.com 이날 '케데헌'은 애니메이션 '엘리오'와 '아르코', '주토피타2' 등을 제치고 장편 애니메이션상의 영예를 안았다. 메기 강 감독은 수상 후 "트로피가 정말 무겁다"며 "한국 문화에 뿌리를 둔 영화가 전 세계 관객과 공감할 수 있다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은 주제가상을 차지했다. 이는 '아바타: 불과 재' '위키드: 포 굿' '씨너스: 죄인들' '트레인 드림스'를 제치고 거둔 성과다. '골든'을 작곡한 가수 겸 작곡가 이재는 수상 결과에 눈물을 보이며 "어릴 때 아이돌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 동안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좌절했다"며 "그 고통을 견디기 위해 음악에 매달렸고 결국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이 미국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골든'의 작곡가 겸 가창자 이재(가운데).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1.12 alice09@newspim.com 이어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되는 노래의 일부가 됐다는 것이 감사하다. 나는 꿈을 이뤘다"며 한국어로 "엄마 사랑해요"라고 덧붙였다. 앞서 '케데헌'은 제8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 주제가상(헌트릭스 '골든'), 박스오피스 흥행 성과상까지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후보에 올랐던 박스오피스 흥행상 수상은 불발됐다. 해당 부문은 '씨너스: 죄인들'이 차지했다. '케데헌'은 이번 2관왕으로 오는 3월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게 됐다. 케데헌은 앞서 지난 4일 열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으며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 감독이 연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6월 20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사상 최초 3억 누적 시청수를 돌파하며 영화·시리즈 통틀어 역대 1위를 차지했다. alice09@newspim.com 2026-01-12 14:1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