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요조한 경기민요 소리꾼 김보성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요조(窈窕)한 경기민요 소리꾼 김보성

요요(姚姚), 아주 어여쁘고 아리땁다는 뜻이다. 요조(窈窕), 여자의 행동이 얌전하고 정숙하다는 말이다. 고혹(蠱惑), 아름다움이나 매력적인 것에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린다는 의미다. 연연(娟娟), 곱고 또 곱게 아름답고 어여쁘다는 관념어다. 가인(佳人), 요요(姚姚)·요조(窈窕)·고혹(蠱惑)·연연(娟娟)을 모두 아우른 미인을 뜻한다.

신언서판(身言書判). 인물을 고르는 네 가지 조건을 의미한다. 신(身)은 인물 생김이 준수함을 조건으로 삼는다. 언(言)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함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어(語)는 묻는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서(書)는 글재주로써 문장력을 의미하는 데 보고서 작성 능력쯤 된다. 판(判)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국악이론을 처음으로 정리한 사람이 있다. 조선시대 말 전북 고창 출신 동리 신재효다. 신재효는 예능인의 우수 조건으로 첫째 인물치레, 둘째 사설, 셋째 득음, 넷째 너름새를 꼽았다. 인물치레란 잘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사설은 내용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득음은 그런 연후에 소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름새는 소리하는 몸동작이 편안하게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 곳에 가면 그 곳만의 노래가 있다. 민요가 그렇다. 민요는 작사자나 작곡가가 없다. 나라가 생긴 이래 말로만 전수돼 지금까지 불리고 있는 노래다. 지방마다 지세가 다르고 물세가 다르다. 역사적인 배경과 풍습도 다르다. 자연히 사는 방식도 사람끼리의 소통 방법도 달랐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말은 사투리요 노래는 ‘토리’다. ‘토리’는 순수 우리말이다. 지방마다의 독특한 투의 노래를 뜻한다. 그래서 민요는 감칠맛이 난다.

이러한 민요의 토리는 네 개로 나누어진다. 평안도 황해도 지역소리를 <서도 소리> 또는 <수심가 토리>라고 한다. 고구려-고려로 이어지는 관서지방 사람들의 군인 같은 강한 기질의 맛이 나는 소리다. 서울 경기 충청 지역 소리는 <경기 소리> 또는 <창부 토리>라고 한다. 대궐의 단청처럼 단아한 기품이 넘치는 소리다. 강원도 경상도 지역 소리는 <동부소리> 또는 <메나리 토리>라고 한다. 꿈틀대며 용트림하는 태백산맥의 씩씩한 기상이 느껴지는 소리다. 전라도 지역 소리는 <남도 소리> 또는 <육자배기 토리>라고 한다. 전라도 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유장한 맛이 나는 소리다. 이렇게 민요는 각 지역마다의 사투리를 바탕으로 고유한 정서적 색깔을 띠고 있다. 

어느 봄 날 반바지에 편안 신발을 신은 경기 소리꾼을 만났다. 얼굴은 계란형이었고 이마는 궁궐 처마 끝 곡선이었다. 눈은 초롱초롱했으며, 코는 오똑했다. 입술은 순했다. 한마디로 요조(窈窕)했다. 대화를 나누었다. 차분하게 자신의 말을 분명하게 표현했다. 언(言)을 갖추고 있었다. 소리를 부탁했다. 창부타령을 불렀다. 천구성(--聲)이었다. 타고난 소리인 것이다. 공연 무대에 올랐다. 군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었다. 장병들이 그의 너름새에 흥을 타고 출렁였다.

김보성. 1988년 대전에서 태어난 경기민요 소리꾼이다. 서울국악예술중학교,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중앙대학교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전국 국악경연대회에서 수회에 걸쳐 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등 탄탄한 실력을 갖추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러시아, 중국 등 해외에 우리 소리를 알리는 전통예술 공연을 비롯하여 수많은 공연을 소화해 내고 있다.

강원 인제 문화회관에서 있었던 광복 70주년 기념 공연장을 찾았다. 김보성이 출연하는 무대다. 을지부대 장병들과 강원 인제 군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공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관객은 20대부터 80대까지였다. 어느 세대에 방점을 찍어 공연하기가 매우 어려운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실을 찾았다. 김보성이 시나리오를 보며 열심히 머릿속으로 공연 장면 장면을 상상하며 연습했다. 무대가 열렸다. 무거운 침묵분위기가 무대를 덮쳤다.

김보성이 올랐다. 단정한 검정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국악공연이라면 으레 생각하는 것이 한복인데 원피스 양장 차림의 모습에 관객은 뚱한 반응을 보였다. “안녕하세요. 의리의 소리꾼 김보성 입니다.”해 맑은 미소를 띠고 말을 이어갔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처럼 차분하게 진행해 갔다. 줄(絃) 풍류가 흘렀다. 대(竹) 풍류가 울렸다. 태평가가 불려졌다. 자진 뱃노래가 이어졌다. 배 띄워라 국악가요가 울렸다. 관객들 반응이 달아올랐다. 태극기를 흔들려 환호했다. 아리랑을 불렀다. 관객들이 따라 불렀다. 말 그대로 야단법석의 어울림의 한마당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관객 여러 명을 무대 위로 올렸다. 평화 아리랑을 부르며 너름새를 이어갔다. 국악을 부르고 들으며 젊은 장병들이 춤을 추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장면이 각본 없이 열광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국악 대중화의 희망 새싹이 트고 있었다.

국악의 전통과 정통을 지키면서 지금 이 시대 문화기조에 맞게 내용을 다시 쓰고, 너름새를 창작하는 김보성의 공연은 100여 년 전의 협률사, 여성국극단의 전성기가 2015년의 모습으로 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름 끝 무렵 산 공부를 마치자마자 목이 쉰 채 다시 군부대 장병 무대에 선 그의 환한 미소 위로 국악계의 밝은 햇살이 쏟아졌다.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황대헌 "결승서 플랜B 급변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는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대헌(강원도청)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너무 소중한 메달"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월드투어 시리즈를 치르면서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고, 그런 부분을 제가 많이 연구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다. [밀라노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황대헌이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02.15 psoq1337@newspim.com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날 결승은 9명이 함께 뛰었다. 황대헌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결승에서 10명이 뛰었다.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레이스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서 공부도 많이 했고,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운영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플랜B로 바꿨다"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많이 연구한 결과라 소스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2026-02-15 09:10
사진
최가온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최가온. [사진=대한체육회]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결선 1차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고, 들것이 대기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했고, 그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지만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가온은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며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과 관계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상 직후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리비뇨=로이터뉴스핌]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 선수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02.13 photo@newspim.com 많은 눈이 내린 경기 환경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 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며 "먼 미래보다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가온. [사진=올댓스포츠]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가온은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과 고급 시계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들것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17세의 선택은 결국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가 됐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4 22: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