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주요 100대 기업 상당수가 통일시대를 위한 사업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 추구가 ‘본능’인 기업들에게 통일은 멀지 않은 사업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통일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한 노동력, 원자재, 새로운 소비시장 등 매력적인 사업모델이 많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통일과 한국경제’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는 ‘통일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응답자의 5%만 ‘관심 없다’고 했고, 54%는 관심은 있지만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가장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은 건설, 금융, 증권업종으로, ‘통일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건설 10곳 중 4곳, 금융 19곳 중 8곳, 금융투자 20곳 중 6곳이나 됐다. 반면 제조, 철강, 유통 등 다양한 업종이 섞인 산업업종은 51곳 중 17곳만이 ‘준비하고 있다’고 답해 33%에 그쳤다.
A 은행장은 “통일이 되면 우리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통일 과정에서 금융산업의 역할과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일 이후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통일된다면 투자할 계획이 있는가에 대해 응답 기업의 77%가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고, 7%만 ‘관심 없다’, 2%만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다.
통일 이후 북한 진출시기로는 인프라 등 개발 수요가 많은 초창기에 건설업종이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30%는 ‘통일 직후’, 40%는 ‘북한 치안이 안정된 이후’라고 했고 20%는 ‘북한의 경제체제 및 법안 정부 이후’라고 했다.
항상 부동산 개발에는 금융수요가 뒤따르는 구조상, 은행 등 금융업종에서 15%는 ‘통일 직후’, 10%가 ‘치안이 안정된 이후’에 진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57%가 ‘경제체제 및 법안 정비 이후’라고 꼽아 보수적인 은행들이 초창기 사업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원하고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종도 70%가 ‘안정화된 이후’라고 선택했다.
산업 쪽은 ‘북한의 경제체제 및 법안 정비 이후’나 ‘경제 인프라 구축 이후’를 진출시기로 꼽은 곳이 각각 40%였다.
통일 이후 북한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막대한 통일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통일세 등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세금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42%나 됐다. ‘남북 간의 임금 체계’를 우려하는 비율도 21% 됐고 ‘북한 노동력의 질’이나 ‘북한의 중국경제 의존성’은 각각 12%로 비교적 우려가 적었다.
경제 통합 이후 제도적 정비만 효과적으로 이뤄지면 북한 지역 노동인력의 재교육을 통해 생산성이 급상승할 여건이 충분하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정부에 바라는 북한지역 투자 지원책은 ‘법인세 완화 등 세제 혜택’은 고작 12%에 불과했다. 42%가 ‘인프라와 치안 확보’를 원했고 36%는 ‘투자 및 공단 설치에 필요한 규제 완화’를 꼽았다. ‘대출금리 인하 등 정부 보증지원’은 7%에 그쳤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