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금융당국이 특정금전신탁(이하 특금) 가입 금액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 위축 우려가 일고 있다.
금융위가 특금 가입 금액을 최소 5000만원 이상으로 제한키로 하면서, 소액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을 막아 결국엔 관련 영업이나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논리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특정금전신탁 제도 및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10대 개선과제의 하나로 내년 2분기부터 가입 금액 규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규제에서 금융위는 특정금전신탁을 펀드처럼 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별 최소가입금액을 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업현장에서 특정금전신탁을 사실상 펀드처럼 운용하거나 예금처럼 판매하는 행위가 성행함에 따라 투자자 피해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2012년말 기준 기업어음(CP) 등의 개인투자자 평균 신탁금액이 48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균 가입 금액을 웃도는 수준의 제한으로 인해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은행의 특금이 문제된다. 소액 투자자들이 많은 ELS·DLS, ETF 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 특금에서 주가연계신탁ELT(ELS)는 지난 6월 기준으로 총 7조 9000억원 규모로 전제 68조 3000억원에서 11.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약 3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ETF까지 합하면 10조원이 훌쩍 넘어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 DLS 전체 판매 규모 60조원에서 11조원 가량을 은행을 통해 팔고 있다"며 "5000만원 가입 규제로 인해 소액투자자들이 사라지게 되면 증권사로서는 리테일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ELS·DLS 그리고 ETF 시장이 죽으면, 그와 반대 포지션에 있는 헤지(Hedge) 시장 나아가 그 주변의 관련 시장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질 수 있다.
최근의 동양 사태에서 보듯이 소액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CP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선, 이번 규제가 CP 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 이에 결과적으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신탁의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 "다만, 방법 상으로 금액 규제보다는 펀드처럼 운용하는 것을 막는 운용 규제로 가는 게 옳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