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 엔저로 대표되는 환율환경 악화, 수입차 공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압박과 고질적인 노사문제도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악화된 경영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일본차와 독일차 등 경쟁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관계도 악화될 가능성이 커 하반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상반기 내수부진..수출로 체면치레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사는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작년동기 대비 5.7% 증가한 435만8995대를 판매했다.
해외판매는 368만6182대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지만, 내수판매가 2.7% 감소한 67만2813대에 그치며 전체 실적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업체별로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한국지엠은 올 상반기 40만1492대(내수 6만5203대, 해외 33만6289대)를 판매,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르노삼성도 29.3% 감소한 5만8705대(내수 2만6309대, 해외 3만2396)를 판매하는 그쳤다.
쌍용차는 약진했다. 내수 2만9286대, 해외 4만174대 등 전년 대비 22.6% 증가한 6만9460대를 판매해 르노삼성을 제치고 업계 4위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2만56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에서 11.2% 증가한 205만8189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238만3800대로, 9.4% 증가했다.
기아차는 내수 22만6404대, 해외 121만9134대 등 144만5538대로, 3.5% 판매가 증가했다.
원고ㆍ엔저에 따른 환율환경 악화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35.1% 각각 감소했다. 2분기에는 1분기 보다 낫아지겠지만, 전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사이 수입차들은 고속질주를 지속했다. 1~6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7만4487대로, 승용차를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15%에 육박하고 있다.
◇경쟁격화로 곳곳이 지뢰밭
하반기 자동차 산업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중국과 브라질 등 신규 공장의 생산실적이 개선되고, 지역별로 신차가 투입됨으로써 판매가 상반기를 웃돌 전망이다. 주력시장인 미국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지난해(1449만대)보다 최대 7% 늘어난 1530만~1550만대로, 2007년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경쟁자인 일본차들이 엔저를 무기로 미국시장과 신흥시장에서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토요타는 미국시장에서 전년 동기에 비해 9.8% 급증한 19만5235대를 팔았지만, 현대차는 소폭(1.9%) 늘어난 6만5007대의 차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오히려 1.5% 줄어든 5만53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는 수입차의 파상공세로 고전이 당연시 된다. 수입차들은 하반기에만 30여종의 신차를 국내에 선보이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을 갉아 먹을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선보이는 수입 신차 중에는 폭스바겐 7세대 골프, 벤츠 뉴 A클래스, BMW 5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등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만한 차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국내시장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아울러 일본차에 이어 독일차들도 한ㆍEU FTA 3차 발효를 맞아 이달부터 주력 차종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노사관계 최대 변수..경제민주화도 부담
현대차는 지난 5월 노사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단협 협상에 들어갔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새로운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 노조의 요구가 만만치 않은 데다 노-노 갈등까지 깊어지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환율환경 악화, 경쟁격화에 내부적으로 파업까지 일어난다면 수출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하다.
노사문제는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반기 판매가 부진했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생산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압박 역시 자동차 업계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상반기 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에서는 수입차들의 공세가 워낙 거세 고전이 예상된다”며 “경제민주화와 노사문제도 하반기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