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변국 부채위기로 홍역을 치르는 유로존 경제가 가파른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
제조업과 고용 등 경제 지표가 악화 일로로 치닫는 한편 부채위기의 파장이 주변국에서 핵심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이른바 ‘소방수’를 자처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실탄이 고갈됐다는 분석이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다.
◆ 경제 펀더멘털 환부 깊어져
최근 경제지표는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4울 제조업 경기가 3년래 최대폭으로 위축됐고, 3월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1분기 주변국이 연이어 침체에 빠져든 가운데 2분기 성장률 전망 역시 잿빛이라는 데 전문가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4월 유로존 PMI 제조업 지수는 45.9를 기록해 3월 47.7에서 큰 폭으로 하락, 200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지수가 50을 밑돌면 제조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유로존 제조업 지표는 확장 기조를 유지한 아시아 및 미국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이탈리아와 그리스, 스페인 등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선 주변국의 제조 경기 악화가 두드러졌다. 부채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긴축안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3월 실업률 역시 향후 유로존 경제 전망을 흐리게 했다. EU에 따르면 3월 실업률은 10.9%로 전월 10.8%에서 상승,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로존의 실직자 수는 1736만5000명으로, 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는 고용 악화가 지속되면서 민간 소비가 더욱 위축, 실물 경기 침체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호워드 아처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는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여건이 악화되면서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요 감소와 기업 이익 악화, 실업률 상승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부채위기 확산..네덜란드도 ‘요주의’
부채위기 전염을 차단하기 힘들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네덜란드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의 부채 규모는 GDP 대비 65.2%로 프랑스(85.8%)나 독일(82.1%)에 비해 낮다. 하지만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4.6%로 EU가 제시한 규정인 3%를 크게 웃돈다.
네덜란드는 독일과 핀란드, 룩셈부르크와 함께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긴축안 합의 불발로 인해 강등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이다.
또 최근 실물경제 하강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각국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85%에 이르는 네덜란드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은 것. 최근 네덜란드는 3년만에 더블딥 침체에 빠졌다.
시장 전문가는 네덜란드가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커다란 경제 난관을 맞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 '소방수' ECB도 카드 소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에도 불구, ECB의 유동성 공급이 시간벌기 효과를 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왔다.
ING 그룹은 ECB가 소방수 역할을 지속, 앞서 두 차례의 장기저리 대출과 차별성을 이끌어내려면 유동성 공급 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ING 그룹의 카스텐 브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ECB가 다시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 예전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시장의 기대와 달리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위기를 넘기 위해 ECB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단스케방크는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고 있어 ECB가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