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통신기술(IT)과 금융의 결합으로 증권시장에는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이 새 매매수단으로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휴대성을 감안해 MTS는 '내 손안의 객장, 매매시스템'이라는 뜻으로 '팜(Palm)트레이딩시스템'으로도 통용된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뒤를 잇는 최첨단 주식매매시스템인 팜트레이딩시스템 및 시장, 팜 트레이더의 면모를 살펴봄으로서 향후 증권사들의 신 경쟁구도를 내다본다.<편집자 주>
[뉴스핌=홍승훈 기자] "지하철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
주식 트레이딩 환경이 급속히 변화되는 가운데 휴대폰만 있으면 지하철, 시내버스 그 어느 곳에서도 원하는 주식을 바로 사고 팔 수 있는 '내 손안의 트레이딩 ' 시대가 열렸다.
'팜(Palm) 트레이딩' '팜 트레이더', '팜 트레이딩 시스템(PTS).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IT와 금융의 결합은 팜 트레이딩族, 팜 트레이더를 낳고 있다. 증권사들의 신규 고객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는 때론 초를 다투는 싸움. 주식투자, 특히 코스닥 투자를 해본 이들이라면 잠시 다른 일을 보는 사이에 상한가에 있던 종목이 하한가까지 밀려있던 경험이 한두 번 있을 것이다.
이때 부팅 시간만 수분이 걸리는 PC보다는 수 초 만에 로그인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절실해진다. 여기에 디스플레이가 조금 커진 태블릿PC도 곧 등장한다. 주식매매 트렌드 변화의 단초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확산일로인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도 또 하나의 변수다. SNS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계정에서 대부분의 투자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더 이상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뒤질 필요가 없다. 앉아 있는 자리에서 모든 정보수집이 가능해진 것이다.

◆ "HTS 이렇게 커질 줄이야"
한국의 증권시장이 문을 연 지난 1956년. 최초의 매매체결 방식은 격탁매매(擊柝賣買)였다. 매도측과 매수측이 한 자리에 모여 사고 팔 수량과 가격을 수신호를 통해 전달했고 격탁수가 딱딱이를 쳐 매매가 성립되는 방식이다.
이후 1975년 포스트매매가 시작된다. 각 증권사가 포스트로 제출한 호가표를 정리해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매매를 체결해주는 시스템이다.
1980년대 후반에는 주식시장이 활황기로 접어들며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포스트 직원들이 월급보다 야근수당을 더 많이 받아갔던 때다. 당시 포항제철(현 POSCO)이 국민주 1호로 상장될 때는 호가표만 2미터 이상 쌓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결국 1997년 9월 수작업매매가 전면 전산화됐다. 현재의 홈트레이딩시스템인 HTS 매매시스템이 본격화된 시기다. 97년 당시 HTS 개발에 참여했던 대신증권 조정건 E-biz 부장은 "그때만 해도 HTS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확산되리란 생각을 못했다"며 "기껏해야 10~20% 정도의 시장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물론 97년 이후 HTS가 인기를 끌게 된데는 PC와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확산, 온라인 수수료의 경쟁적인 인하, 주문 증거금의 재사용 허용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HTS가 본격화된 지 10년 남짓 지난 지금 얼리 어댑터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미래의 트레이딩 채널로 꼽는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는 국내 스마트폰 보급, 조만간 출시를 기다리는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의 태블릿PC가 주식매매의 지형도를 뒤바꿀 주인공이다.
◆ "PTS 비중 증가가 증시 전체 파이 키울 것"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모바일은 혁신의 수준에 왔다.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모바일 주식 트레이딩 인구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 주식시장 전체 파이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A증권사 마케팅담당 임원)
"무선이다보니 로그인이 자주 끊기는 등 기술적인 결함도 있지만 추후 기술발전으로 보완될 것이다. 무엇보다 모바일의 데이타 이용료가 PC 인터넷 이용료에 비해 비교우위에 서는 정책이 나온다면 모바일 트레이딩 이용자가 급속히 확대될 수 있다"(B증권사 E-비즈팀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선단말기를 통한 거래 비중이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난 2007년 0.93%에서 2008년 1.04%, 2009년 1.38%, 2010년 10월 현재 1.69%까지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은 더 활발하다. 지난해 2.46%에서 올해 3.36%로 1%p 가까이 점유율이 늘었다.

반면 HTS 거래는 아직은 주류 시스템이나 팜트레이더들이 늘면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유가증권시장 HTS 거래비중은 지난해 48.91%에서 올해 42.79%로 6%포인트나 급감한 것은 증권사들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무선단말 거래 증가는 스마트폰 확산에서 비롯됐다. 올초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바람으로 스마트폰 가입자가 어느새 442만명(9월말 기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연말께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6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여전히 세계에서 아주 낮지만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추이는 단연 세계 최고수준"이라며 "내년 말 스마트폰 가입자는 17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접속단계가 상당히 복잡했던 기존 모바일.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크게 개선됐다. 증권 투자정보와 스마트폰의 혁신적 UI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애플리케이션도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 조회 정도에 그쳤던 휴대폰이 트레이딩을 하는데도 큰 불편없는 시대. 이 시대에 인터넷이 안되는 사무실 직장인, 외근이 잦은 영업사원 등 누구나 수 초 만에 길거리에서, 화장실에서, 달리는 열차에서도 삼성전자를 사고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태블릿PC의 등장은 이같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또 하나의 트리거가 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