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관망 태도는 유로존 주요국들 간 엇갈린 입장 차이를 잘 반영한 것이다.
그리스를 비롯해 일부 재정난에 빠진 남유럽 국가들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국가들은 구제금융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경제 대국들은 결정을 미루려는 입장이다.
특히 독일은 그리스가 국가채무의 디폴트 직전까지 가기 전까지 구체적인 지원 약속을 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리 렌 EU 재정담당 집행관과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은 공식적인 태도에 있어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렌 집행관은 EC가 유럽통화기금(EMF) 창설안을 진행할 준비가 됐다며 구제안과 관련한 대화를 진전시키려는 모습이다. 반면 라가르드 장관은 그리스 구제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그리스의 재정감축안과 세금인상 계획만으로도 투자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다음달 장기물 채권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지만 이 역시 독일은 그다지 긴급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채발행을 통해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 측은 최근 실시된 50억달러 채권 입찰의 최고 수익률이 6.25%를 기록한 것에 대해 이자 부담이 너무 높아 이대로라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8.7%로 줄이겠다는 당초 계획을 이행하기가 어렵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카네기평화연구소의 우리 다두시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처럼 연간 GDP보다 정부부채가 큰 나라들은 이자율이 6%가 넘어설 경우 이자지급액만 GDP의 6%포인트를 넘어서게 된다며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은 그리스이 이 같은 상황을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까지 몰려서 스페인 같은 독일의 주요 수출국인 다른 국가들에까지 전염위험이 나타나야만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도 위급 상황이 아닌 지금 같은 때 행동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독일 유권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