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올 초 국내 기업 최고 경영자 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명심해야 할 지침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21.8%의 CEO(최고경영자)가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해야 한다'고 답했다.
CEO는 더 이상 구중궁궐에 갇혀 얼굴 한 번 볼 수 없는 대상이 아니다. '의사 소통'을 특기로 하는 CEO가 오히려 새로운 시대에 통용되는 리더상으로서 적합해 보이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출발점으로서의 CEO의 '소통'의 의지는 그만큼 중요해 보인다. 소통은 이제 단순한 정보 공유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 가치 창조 및 혁신 수단으로서 그 기능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인 위기대응을 위한 소통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 CEO가 있다. 수익성이 좋은 사업을 재무구조 개선 및 미래성장 사업 육성을 위한 자원 확보 차원에서 과감히 관계사에 양도 결정하고, 6대 신규 성장축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이창규(사진) 사장이 바로 그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SK네트웍스는 이창규 사장의 주도하에 한 발 앞선 의사결정과 실행을 통해 시장 기대 이상의 영업실적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또한 최근 자사의 전용회선 임대 사업을 SK텔레콤으로 약 1.5조 원에 양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킴에 따라 재무구조 안정 및 미래 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재원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플랫폼형 자원개발, 플랜테이션, 자동차 유통사업 등 6대 신규 성장축 추진전략에 든든한 날개가 달린 셈이다. 이 같은 SK네트웍스의 행보 속에서 이창규 사장 특유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전략과 MBWA(현장경영, 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 중심의 조직 운영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임직원과 대면 첫 자리서 '비상경영' 선포

지난 1월 SK네트웍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창규 사장은 신년사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통신망 및 휴대전화 판매, 석유 유통, 패션 등 넓은 사업 스펙트럼을 지닌 회사인 만큼 글로벌 경제위기가 각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처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임직원과 대면하는 첫 석상에서의 이 같은 선포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발 빠른 처사였다는 평가다.
이창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의 경영화두로 '서바이벌 플랜(Survival Plan)을 통한 위기 극복'과 '성장기회 포착을 위한 Inorganic Growth(비유기적 성장·기존 사업구조를 뛰어넘는 새로운 성장축 마련 전략) 추진'을 손꼽았고, 이는 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각 사업별 특성에 따른 단계별 위기상황을 가정해 서바이벌 플랜을 수립, 위기상황에 맞게 대응케 함으로써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위기는 기회'라는 인식으로 이 회사의 비약적인 성장을 위한 신규 엔진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운 매출을 올린 패션사업본부의 획기적 실적개선은 이 같은 재빠른 위기대응전략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비유기적 성장 추진 또한 가속화돼 종합자동차서비스(Total Car Life Service)와 자원개발이 이 회사의 향후 성장축으로 자리잡았으며, 플랜테이션을 비롯한 대규모 사업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회사의 신용등급과 이어졌다. 지난 6월 SK네트웍스는 신용평가 3개사 전부로부터 기존 'A0'에서 상향된 'A+ Positive'를 획득했다. 이창규 사장의 적극적인 경영전략 실행에 따른 결실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 "소통이 최우선"... 올해 '현장경영'만 100여 차례

SK네트웍스가 이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창규 사장의 강도 높은 MBWA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임원 워크숍, 팀장 및 팀원 간담회와 같은 계층별 커뮤니케이션을 주관하는 한편 국내·외 영업장을 방문하는 등 100여 회의 MBWA 활동을 펼쳐왔다. 이와 함께 구성원과의 스포츠 경기 관람, 사내방송을 통한 임직원과의 대화, 온라인에서 직접 아이디어 받기, 임직원들과의 쌍방향 채널 유지 등 전방위적인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창규 사장이 이 같은 활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SK네트웍스가 국내·외 8700개에 달하는 사업거점을 보유한 현장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현장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두뇌활용 극대화'여부가 사업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구성원과 직접 대면하는 MBWA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즉 8700개 거점에 있는 구성원들과 '소통'되는 경영전략을 펼쳐야 혁신적인 성과를 맺을 수 있다는 뜻이다.
7월 들어 이 사장은 'CEO와 함께하는 티-타임(Tea-time)'을 마련, 매주 금요일 오후 네 명의 구성원에게 사장실을 개방하고 손수 끓인 차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선 이 사장의 취미인 다도에 대해 소개하는 동시에 참가자들이 갖고 있는 회사 경영 및 개인적 관심사 등에 대한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간다. 한 참석자는 "딱딱하고 권위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사장실이 한 켠에 자리잡은 다실로 인해서인지 밝고 따뜻하게 느껴졌다"며 "궁금했던 여러 신규사업들의 방향성에 대해 사장님과 내 생각을 맞출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렇듯 이 사장의 MBWA를 비롯한 '소통'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위기극복'과 '비유기적 성장'에 대해 임직원들이 동일한 수준으로 이해하게 되는 근본적 원인이 됐다.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서바이벌 플랜 수립·추진과 신규 성장축 발굴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실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성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CEO에서부터 말단 구성원 각자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 한 뜻'이 돼 강한 기업문화를 형성한 게 이 회사가 손쉽게 위기극복을 해낸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 "'행복 CEO'상 그려 가고 파"
최근 그룹사보와 몇몇 언론매체에선 이창규 사장과 섬·산골 학생들과의 편지교환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1995년부터 오지 학교를 대상으로 펼쳐온 교복 무상기증 사업에 고마움을 느낀 울릉도 및 지리산 지역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이 사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고, 이 사장은 이에 손수 답장을 적었던 것이다. 이는 소통이 회사 내부 구성원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스킨십'까지 확대된 경우다.
SK네트웍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창규 사장은 이 회사 '사랑의 찐빵 나눔 동호회' 초창기 멤버로 지금까지 6년 동안 장애아동복지시설, 양로원, 어린이 양육시설 등을 돌며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쳐왔으며, '태안 기름유출 복구활동', '밥퍼 봉사'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회 속에서의 대기업 CEO 역할상을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도 및 지리산지역 중·고교 학생들의 마음 속에 깃든 행복은 MBWA 등을 통한 소통으로 '행복CEO'로서 자리잡아가는 이창규 사장의 사회적 행보가운데 나온 또 하나의 열매였던 셈이다. 이창규 사장은 "구성원과 고객의 행복을 위해 사내커뮤니케이션 활용과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MBWA 활동과 각종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방안 발굴을 통한 '소통' 경영으로 '행복CEO'상을 그려가고 싶다"고 그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