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리 경제나 시장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하반기부터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지분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내년 2월이면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고 내년 중 헤지펀드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진행되는 등 금융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과 산업질서의 격변이 예고돼 있다.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대한민국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하면서 틀을 잡는 게 중요했던 1기 때를 빼면 사실 어느 순간부터 우리금융은 은행과 비은행부문 모두를 아우르는 전략과 비전이 뚜렷하지 않았고 각 자회사 역량이 유기적으로 응집하는 것과는 먼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기 위한 전략과 비전 수립은 정부계열 지분 매각을 뜻하는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도 너무나 중요하다.
당장 이팔성 회장은 3월 이후 본격화 한 경영공백 사태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조직질서를 재건해야 하는 다급한 처지다.
2기 때 황영기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은행 업무에 쏠리면서 전체를 아우를 겨를이 없었고 중도 하차한 박병원 지주 회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불협화음을 노출하면서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 결과 금융그룹으로서의 경영은 어떻게 보면 자유방임이나 다름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금융계 한 관계자는 주장했다.
일단 이팔성 내정자는 회장 내정자로서 우리은행장 선임과정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고 비은행 분야 강화 구상을 내비침으로서 방향은 정확하게 잡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실제로 우리금융그룹은 은행 비중이 총자산으로 보나 순익 기여도로 보나 은행에 치우쳐 있다. 총자산 기준으로 은행부문 비중은 3월 말 현재 89.33%에 이른다.
겸업화 대형화로 치달아 온 금융산업 지각변동 과정에서 맞수로 뛰고 있는 신한지주의 경우 3월 말 현재 비은행 부문 이익기여도가 절반이 넘는 53.7%에 이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히 박병원 전 회장이 생명보험사를 신설하고 소비자금융사를 인수하는 등 비은행 볼륨 확대는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비증권 2금융 부문의 사업역량을 강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자통법 시대를 맞아 어느 부문보다 중요해진 우리투자증권의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내부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금융은 옛 LG투자증권을 인수하자 우리증권과 합병한 뒤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했다. 그 결과 증권업계 선두권을 다투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다만 시장지배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는 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이 내정자가 6년에 걸친 우리증권 경영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샘 솟고 있다. 투자은행이 주도하는 금융질서 재편 시대에 우리투자증권의 급부상을 그룹 내부에선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은 곧바로 기업가치 극대화로 이어지고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에 가장 강력한 추동력을 부여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이팔성 내정자는 민영화의 성공적 전개에도 중요한 역할을 떠맡게 된다.
금산분리 완화와 맞물리면서 산업자본의 지분이 늘어나 경영에 일부 참여하는 흐름으로 갈 수도 있고 연·기금에 일시적으로 맡겨지는 모습이 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지배구조의 변화에 따른 조직동요를 사전에 막는 등 민영화에 일사분란하게 적응하는 조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