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은 주로 동남아시장. 자본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한 미개척지를 선점해 제대로 장사를 해보겠다는 의도다.
정부에서도 밀어주는 분위기. 과거 외환위기 이후 넘쳐나는 달러를 이제는 해외로 투자할 필요가 있고 그 시기도 무르익지 않았냐는 스탠스다.
물론 신흥시장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높다. 동남아국가들이 자본시장의 틀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하루 아침에 법이나 제도가 바뀌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럼에도 나간다. 국내시장서 밥그릇 싸움만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뉴스핌은 창간 4주년 기념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진출 추진 배경과 전략, 현지 풍속도 등을 3회에 걸쳐 그려보고자 한다.
향후 증권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를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중간점검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color=blue>
◆ 발목 잡는 규제들
신흥시장 진출에 발목을 잡는 것들은 뭘까. 우선 동남아 현지국가들의 한계가 있다.
신흥시장 진출을 담당하는 증권사 관계자들의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자. "이 곳이 시장인지, 이런 곳에서 과연 기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제도를 마련중이라는데 우리나라의 70년대를 되돌아보면 하루 지나면 제도가 바뀌곤 했다. 이 곳도 마찬가지다.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때문에 대안으로 국가별, 지역별 보다 섬세한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자본시장이 막 태동하거나 정치적으로 불안한 곳이 많아 일반적인 기준과 리서치로는 다양한 변수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의 제도적인 문제점들도 존재한다. 외환송금, 지분출자 제한 등 국내법상의 문제로 다양한 IB구조를 짜기 어렵고, 이 때문에 외국 IB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
예컨대 국내 한 대형증권사는 동남아 한 국가의 광산 지분을 취득하려했으나 국내 금산법에 따라(금융기관은 20% 이상 출자 불가능) 할 수가 없었다.
이에 증권사측은 광산 지분을 20% 이하로 취득할 수밖에 없었고, 대신 수익 배분방식을 통한 대안을 마련했다.
부동산펀드를 설정할 때도 외국IB는 블라인드펀드인데 비해 국내는 프로젝트펀드다. 투자 타이밍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가 차원의 이득을 위해서라도 법제도적인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한 특별조항을 둬 투자를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발빠른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 외에 증권사 자체적으로는 주요지역에 대한 집중투자, 해당국가 언어문제, 지역 전문가 등 전체적인 시스템 및 인력풀 보완도 절실한 과제다.
반면 남들이 한다고 너도 나도 뛰어드는 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주지해야할 문제다. 이에 베트남과 중국 등에는 이미 투자과열 시그널도 관측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의 신흥시장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고 적극 추진해야할 사안"이라면서도 "베트남과 중국은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위험도가 높은 만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신흥시장 진출 "선택 아닌 의무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무분별한 진출을 두고 한국인의 냄비근성이 나타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형증권사 IB담당 부장은 "아직 골드만삭드 등 글로벌IB들이 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에 대해 비적극적인 스탠스를 보인다. 그만큼 따먹을 게 크게 없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좁은 시장에 너도 나도 뛰어들어 나중에 얼마나 건질 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글로벌IB가 아직 판을 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의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반박도 상당하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나가야 한다.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등이 신흥시장에 진출했다고 치자. 그럼 해당국가에서 누구랑 딜을 하겠냐. 보나마나 글로벌IB일 것이다. 리스크관리만 잘한다면 우리같이 자원이 없고 수출입 의존도가 큰 나라는 나가야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글로벌IB가 나갔다면 국내 증권사들은 해보나 마나한 상황이란 것. 백전백패라는 말이다.
김 부원장은 "결국 여기서 살아남는 증권사가 한국시장 또한 이끌어 가게 될 것"이라며 "다만 광물, 인프라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에쿼티, 즉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PEF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기업가치를 올려 되파는 형식의 투자가 나와야한다는 지적이다. 역외 SPC를 통한 해외주식 투자도 이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 현재 국내 일부 증권사에서도 이같은 PEF를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 한 PI부서장은 "현재 아시아국가에 대한 PEF를 준비중에 있이며 하반기 출시가 가능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상준 전략기획팀장은 "신흥국가 현지 분위기가 생각보다 쉽진 않으며 리테일쪽은 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멀리봤을 때 지금 나가는 게 맞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당장의 돈을 보는 게 아니라 투자관점을 갖을 필요가 있다"며 "지금 나가지 않으면 신흥시장 또한 문이 닫히는 상황이며 때문에 지금 나가야 먹을 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증협, 해외진출 적극 돕는다
증권업협회에서도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일조하고 있다.
주로 선진증권산업에 대한 벤치마킹, 증권업계의 해외시장 개척의 교두보 마련이 협회의 주된 사업이다.
협회는 지난해 1년간 3차례에 걸쳐 해외 선진증권사 23개사를 대상으로 벤치마킹 자료집을 발간한데 이어, 현재 7개 증권사가 참여하는 미국, 호주 등 선진증시 벤치마킹 트립을 진행중에 있다.
또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 개척을 위해 현지방문, 정부와 감독기관, 거래소, 주요증권사 CEO들과 상호협력 및 진출방안을 모색중이다.
특히 올해는 대상지역을 동남아에서 카자흐스탄, 우즈벡키스탄, UAE 등 중앙아시아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