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거래소가 29일 프리마켓 도입과 12시간 거래 체계를 추진했다.
- 2027년 말까지 단일 보드 시스템을 마련하고 24시간 전환도 검토했다.
- T+1 결제 단축과 거래시간 확대를 글로벌 흐름에 맞춰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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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말 단일 보드 구축…프리마켓 열고 24시간 거래 전환 열어
글로벌 전문가 "결제 단축·거래 연장, 시장 인프라 준비가 핵심"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 도입에 이어 프리마켓을 개설해 하루 12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한다.
글로벌 시장의 거래시간 확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 말까지 단일 보드 거래 시스템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24시간 거래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기로 했다. 결제 주기를 T+1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추진한다.
진동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29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 행사에서 "한국거래소는 단일 보드 시스템으로 전산 인프라를 정비하고 시장 간 경쟁 환경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 시스템을 2027년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우선 프리마켓을 개설해 정규시장과 애프터마켓을 합친 12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거래시간은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확정한다.
진 상무는 "장기적으로 24시간 거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글로벌 한국거래소 간 유동성 확보 경쟁에 대비해야 하는 것도 불가피하다"면서도 "기관 인력의 야간 대응 부담과 인건비,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 보드 구축으로 24시간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 내부 시스템 환경은 선제적으로 구축하되 24시간 거래 체계의 전면 도입 시기는 프리·애프터마켓과 단일 보드 안착을 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부터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거래시간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다. 코스피·코스닥 주식을 대상으로 하며 시장가 호가 등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일부 주문은 제한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일단 제외했지만 향후 시장 운영과 관리 체계를 점검한 뒤 거래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진 상무는 "애프터마켓 개설로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경쟁력을 높여 우리 증시가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규시장 종료 이후 발생하는 정보를 즉시 가격에 반영할 수 있어 투자자의 신속한 판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프터마켓 개설 이후 일주일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정규장의 4.6% 수준이었다. 한국거래소 회원 50개사 가운데 37개사가 참여했고 개인투자자 비중은 약 90%, 외국인은 6~7%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상장 종목 2763개 가운데 2379개 종목이 애프터마켓에서 거래됐다.
결제 주기 단축도 주요 인프라 과제로 제시됐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패널토론에서 T+1 전환을 놓고 "이제 한국 자본시장에서 결제 주기를 단축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자체는 더 이상 쟁점이 아니다"라며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에 이어 유럽 등 주요 시장이 T+1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거래소와 유관기관, 금융당국이 타당성을 검토했고 현재 업계와 글로벌 시장 참여자가 포함된 워킹그룹을 구성해 예상되는 장애 요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T+1 도입 효과에 대해 "투자자의 자본 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신용·결제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업계의 포스트트레이드 업무를 자동화하고 표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머시 커디히(Timothy Cuddihy) 미국예탁결제원(DTCC) 최고위험책임자(CRO) 겸 CCP Global 의장도 T+1 전환이 한국 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커디히 의장은 "한국에서 T+1은 단순히 글로벌 결제제도 개혁을 따라가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제적 시장 접근성을 강화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며 한국이 역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전략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속도 자체보다 시장 전체의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디히 의장은 "목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빨리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속도(safe speed)'"라며 "자동화와 표준화, 비상계획, 준비 상황 점검과 예외거래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시간 연장과 결제 주기 단축이 함께 진행될 경우 시장 인프라 전반의 대응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거래시간을 늘리는 문제는 단순히 시장을 더 오래 열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청산과 결제, 시장 감시와 사고 대응 시스템까지 항상 열린 시장을 지원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는 ETF와 외환(FX) 결제 체계를 주의해야 할 영역으로 꼽았다. 커디히 의장은 "T+1으로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체 생태계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며 "ETF 인프라와 FX는 다른 시장에 비해 관련 투자가 뒤처져 있어 기존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도 결제 주기 단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유태석 홍콩한국거래소 전무는 홍콩이 지난해 T+1 논의를 시작한 뒤 올해 시장 의견수렴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홍콩한국거래소는 시스템 변경과 유동성, 운영 효율성, 시장 생태계 영향을 살펴보면서 ETF·ETP와 주식대차, 공매도, 외환 결제 등 상품별·업무별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유 전무는 "지난 30년 동안 거래 부문의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했지만 포스트트레이드와 결제 분야는 여전히 상당 부분 기존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며 "T+1으로 이동하려면 증권 결제뿐 아니라 현금과 외환 결제 체계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은 실시간 결제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기존 일괄처리 방식을 실시간 방식으로 바꾸고 투자자가 자신의 결제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유 전무는 "산업 전체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시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와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시간 확대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요 경쟁 과제로 떠올랐다.
밥 맥쿠이(Bob McCooey) 나스닥 부회장은 "정보와 위험, 자본은 이미 시간대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은 이런 현실을 보다 잘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시장 접근성은 단순히 시장을 더 오래 여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더 많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시장에 대한 신뢰와 회복력,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투자자의 글로벌 시장 참여 확대도 거래시간 변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맥쿠이 부회장은 "20년 전에는 한국 투자자가 글로벌 시장에 적응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이 한국 투자자에게 적응하고 있다"며 한국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과 ETF 투자 확대가 글로벌 시장 접근성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제도 변화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일정과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쯔원 추아(Zi Wen Chua) GIC 아시아주식 트레이딩 총괄은 "장기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투자하는 시장의 규제기관과 한국거래소를 신뢰하고 투자 환경의 확실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고 글로벌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 위험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유동성이 분산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T+1 역시 한국거래소와 규제기관, 수탁사, 브로커, 투자자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실제 업무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시간 연장과 T+1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국내 자본시장 인프라에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봤다.
정 연구위원은 "거래시간 연장은 청산·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고 T+1은 결제 자체를 하루 더 빨리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두 제도 모두 자본시장에는 굉장한 챌린지"라고 말했다.
이어 "결제 주기 단축은 기관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을 조금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고 거래시간 연장은 해외 리테일 투자자가 한국 시장을 선택하게 하는 경쟁력 강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단순히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그로호톨스키(Joshua Grohotolski)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 아시아태평양 브로커리지 운영 총괄은 정보기술(IT) 발전으로 24시간 거래 지원 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실시간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야간이나 연장 거래에 접근할 수 없다면 합성상품이나 다른 글로벌 한국거래소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시장이 거래시간 확대를 추진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