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을 포함한 16개 국가 및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제조 분야의 구조적 과잉 생산 및 생산 관행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11일(현지시간) 1974년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이들 국가의 행위와 정책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지, 그리고 미국 상거래에 부담이나 제한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 16개국 및 경제주체가 포함됐다.

그리어 대표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더 이상 과잉 생산 문제를 우리에게 수출하는 다른 나라들을 위해 산업 기반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핵심 공급망을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복귀)하고 제조 분야 전반에 걸쳐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USTR은 현재 많은 무역 파트너 국가들이 국내 소비량을 초과하는 상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잉 생산이 미국의 기존 국내 생산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제조 시설 투자 및 확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상당한 국내 생산 역량을 상실했거나 해외 경쟁국에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뒤처지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USTR은 한국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근거로 '대규모 또는 만성적인 무역 흑자'를 지목하며 구조적 과잉 생산의 증거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USTR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상품 무역 수지는 2023년 100억 달러 적자에서 2024년 520억 달러 흑자로 급증했으며, 대미(對美)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 역시 2024년 560억 달러를 기록한 뒤 2025년 중순까지 약 490억 달러 수준의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주력 과잉 생산 및 수출 주도 산업으로는 전자장비, 자동차 및 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및 해양 구조물 등이 명시됐다.
아울러 USTR은 "한국 정부조차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 능력 감축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며 이를 국가 차원의 구조적 과잉 생산 현상의 방증으로 짚었다.
이번 조사는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에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등을 위법으로 판결해 무효화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법적 근거로 대체 관세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상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행정부 권한 장치로, 조사가 완료되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정책을 펼친 국가에 대해 미국 정부가 직접적인 제재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USTR은 이번 조사 개시와 함께 해당 국가 및 경제 주체들에게 공식 협의를 요청했다. 조사와 관련한 서면 의견 제출 및 공청회 참석 요청은 오는 3월 17일부터 4월 15일까지 접수하며, 5월 5일부터는 관련 공청회를 본격적으로 개최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