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포된 세예드 모즈타바 호세이니 하메네이(56)가 승계 발표 사흘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현재까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신변과 권력 승계 과정을 둘러싼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지난 8일 공식 집권 발표 이후 TV 연설이나 공식 석상에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지 국영 매체들이 공개한 유일한 기록은 그가 과거 종교 수업 취소를 알리는 짧은 옛 영상뿐이다. 정보 부재가 심각해지자 국영 언론조차 실물 사진 대신 오래된 삽화나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동원해 그를 소개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의 부재를 두고 세 가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첫째는 보안상 이유로 철저히 계산된 시점에 등장하기 위한 '지연된 공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친에 이어 차기 타격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며 녹화 메시지 등 안전한 공개 방식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이다.
둘째는 공개 행보 대신 서면 성명을 통해 통치하는 '은둔형 리더십' 시나리오다. 불안정한 안보 상황에서 노출을 최소화하며 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경우 모즈타바의 명의로 발표되는 성명들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전시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역할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세 번째 가설은 '부상설'이다. 부친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겨냥한 미국의 타격 당시 모즈타바 역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이다. 실제 이란 국영 방송은 모즈타바를 '라마단 전쟁의 잔바즈(성전에서 부상당한 자)'라고 지칭하며 그가 전쟁 중 부상을 입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도부는 권력 공백을 틈탄 파벌 간 내분을 막기 위해 임명 사실만 서둘러 공표하고, 실질적인 작전 통제권은 혁명수비대가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부상당한 후계자를 내세워 전쟁의 '희생자'로 묘사함으로써 내부 반대 여론을 억압하고 체제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령 통치' 전략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현재 이란 정권의 최우선 과제는 체제의 안정감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인데, 지도자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민중의 저항 심리를 자극해, 체제 전복을 노리는 내부 봉기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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