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견제…공급망 다변화 가속
메타, 올해 AI 인프라 최대 1350억달러 투입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메타가 미국 반도체 업체 AMD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계약에는 메타가 AMD 지분 최대 10%를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돼 있어, AI 인프라 경쟁이 '지분 연계형 파트너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발표 직후 AMD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일시 14% 급등했다.

◆ '주식-칩 교환' 구조…최대 1억6000만주 취득 옵션
이번 계약은 단순한 '칩 구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MD는 메타에 특별한 주식 매입 권리(워런트)를 함께 제공했다. 메타가 AMD의 AI 칩을 단계적으로 주문할 때마다, 주당 0.01달러라는 사실상 상징적인 가격에 AMD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이 권리를 모두 행사할 경우, 메타는 최대 1억6000만주의 AMD 주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지분율은 약 1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쉽게 말해 메타는 "칩을 많이 사주는 대신, AMD 지분을 싸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구조다. AMD 입장에서는 대형 고객을 장기간 붙잡아 둘 수 있고, 메타는 칩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지분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최근 AI 업계에서 확산되는 '주식-칩 교환' 또는 '순환 거래' 구조로 불린다. 실제로 AMD는 지난해 10월 오픈AI와도 유사한 형태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단순 공급 계약을 넘어 지분까지 얽는 전략적 제휴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 엔비디아 견제…공급망 다변화 가속
이번 거래는 메타가 시장 1위인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메타에 향후 수년간 칩 수백만 개를 공급하는 다년 계약을 발표했다.
AMD는 메타를 위해 차세대 AI 칩인 'MI450'의 맞춤형 버전을 제작한다. 주로 '추론(inference)' 작업, 즉 모델 학습 이후 실제 운영 단계에 쓰일 예정이다. 칩 운용에는 6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 50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AMD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는 "메타가 AMD에 큰 베팅을 하는 것"이라며 "1기가와트의 연산 능력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첫 1기가와트 물량 출하는 올해 하반기 예정이며, 워런트는 2031년 2월 만료된다. 최종 물량은 AMD 주가 600달러 도달 시 행사된다.
이와 관련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AMD는 향후 수년간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메타, 올해 AI 인프라 최대 1350억달러 투입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 지출을 최대 135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자금 조달 방식도 다변화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3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사상 최대 자금 조달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AI 투자에 맞춰 '순환 금융' 구조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AMD는 데이터센터 업체 크루소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사 칩 사용을 보장하는 조건을 제공해, 골드만삭스로부터 3억달러 대출을 유치하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 빅테크, AI 패권 경쟁 본격화
메타의 인프라 총괄은 "단일 실리콘 솔루션으로 모든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없다"며 "엔비디아, AMD, 자체 맞춤형 칩이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다. AI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칩 공급 계약을 넘어 지분·금융 구조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AMD의 AI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막대한 AI 투자비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