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일본' 표방, 헌법 9조 개정 등 우경화 우려
"日 재정 심각...당장 '안보 우경화' 가속 여력 없어"
한·일 협력 유지 전망 속에 한국 관련 언급 주목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달 23일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18일 특별국회 총리 지명선거에서 총리로 재선출되면서 '다카이치 2기 내각'이 출범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0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을 통해 집권 2기 정책의 기본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강한 일본'을 표방하는 그의 안보 정책 구상이다. 특히 한국과 관련된 안보 사안이나 과거사, 영토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헌법 9조 관련 언급 주목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정책을 계승하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의 안보 정책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태 지역 동맹국과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연설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동맹·우방국과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2기 내각의 안보 정책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평화헌법 9조의 개정 문제다. 헌법 9조는 무력 행사를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영구히 포기하고 육·해·공군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법 9조 개정은 곧 일본이 전쟁이 가능한 정상국가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다카이치 내각은 방위비 증액과 3대 안보문서 개정, 무기 수출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다. 더 나아가 비핵 3원칙 재검토,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재 일본 내부 사정이 이 같은 안보 정책 우경화를 허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본이 당면한 가장 큰 국내 현안은 재정 문제다. 일본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에 달한다. 따라서 다카이치 총리가 연설에서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 지원책과 소비세 감세 등 일본 경제 성장전략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선거에서 확인된 일본의 국민적 관심사는 물가대책과 소비세 등 경제 문제"라며 "다카이치 2기 내각이 당장 헌법 개정과 같은 급격한 안보 우경화 드라이브를 걸 동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관계, 독도 언급 가능성은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줄곧 "한국은 일본에게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대통령과 3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셔틀외교 복원을 확인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집권 2기에서도 이같은 한·일 협력 관계 유지의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과거사·영토 문제 등은 여전히 한·일 관계의 변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일본 내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과 관련된 사안에 어떤 언급을 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 국회는 오는 22일 일본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독도를 지칭하는 일본 표현)의 날' 행사를 앞두고 내각에 '영토 문제에 확고한 입장'을 주문하고 있다.
일본 총리가 시정방침 연설에서 독도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 이 문제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이후 첫 번째 시정방침 연설에서는 독도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회 예산위원회에서의 답변과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 등에서는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에 비추어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다카이치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에서 독도나 한국과 관련된 갈등 사안을 직접적으로 거론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총리 시정방침 연설에 이어지는 외무대신(외무상) 연설에서 독도와 과거사 문제를 포함한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한 다카이치 2기 내각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nto@newspim.com












